"장터에서 먹은 음식 때문이라는 등 루머 많았는데 조사결과 급식 탓 밝혀져"
집단 식중독 사고가 발생한 경기 안산의 A 유치원비상대책위원회는 12일 정부의 역학조사 결과 발표에 대해 "역학조사를 방해한 원장의 행위가 드러난 만큼 강력한 처벌이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정부는 'A 유치원의 집단 식중독은 냉장고 성능 이상 때문으로 추정된다'는 역학조사 결과를 내놨다.
냉장고 하부 서랍 온도가 적정 온도보다 10도 이상 높아 식자재 보관 과정에서 대장균이 증식했고, 장 출혈성 대장균 감염증이 집단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이다.
A 유치원이 역학조사 전 내부 소독을 한 탓에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지는 못했는데, 조사과정에서 유치원 측이 역학조사 당일에서야 보존식(급식으로 제공된 음식을 144시간 동안 보관하는 것)을 채워 넣은 점, 식자재 거래 내역을 허위로 작성한 사실 등이 드러났다.
정부는 원장을 역학조사 과정에서 허위로 진술한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안현미 비대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집단 식중독 원인이 유치원 급식으로 인한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며 "동시다발적으로 많은 아이가 아팠기 때문에 당연한 결과"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냉장고 온도가 10도 높았다고 하니 식자재가 제대로 보관됐을 리 없고, 많은 아이가 아팠을 수밖에 없었다고 본다"면서 "그동안 식중독 원인을 두고 '외부 요인일 것이다', '장터에서 먹은 음식이 문제다'는 등 유언비어가 많았는데, 조사 결과가 제대로 나온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역학조사 당일 보존식을 채워 넣었고, 이미 소독까지 마쳤다는 조사 결과를 보고 '원장이 정말 파렴치했구나'는 생각을 하게 됐다"며 "정부도 원장을 엄중히 조처하겠다고 했으니, 어떤 처벌을 받게 될지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A 유치원에서는 지난 6월 12일 첫 식중독 환자가 발생한 이후 원생 등 118명이 식중독 의심 증상을 보였다.
이 가운데 71명이 장 출혈성 대장균 양성 판정을 받았고, 17명은 장 출혈성 대장균 합병증인 용혈성 요독 증후군(일명 '햄버거병') 진단을 받았다.
그중 원생과 가족 36명은 입원 치료 후 퇴원했으나, 일부는 고혈압, 복통 등의 후유증을 겪고 있다.
학부모들은 유치원 원장을 식품위생법 위반, 업무상과실치상 등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으며, 교육 당국은 유아 학습권 보장을 위해 6월 19일부터 폐쇄 중인 A 유치원을 공립으로 전환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