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민 의원이 지난 6일 오후 광주 상무지구 소재의 한 식당에서 술자리를 가졌다. 당일 호남 지역엔 호우주의보와 강풍주의보 등이 발효됐다. /사진=SNS 화면 갈무리
김종민 의원이 지난 6일 오후 광주 상무지구 소재의 한 식당에서 술자리를 가졌다. 당일 호남 지역엔 호우주의보와 강풍주의보 등이 발효됐다. /사진=SNS 화면 갈무리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에 출사표를 던진 김종민 의원이 호남 지역 폭우 피해가 예고된 날 광주에서 술자리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9일 <한경닷컴> 취재결과, 김종민 의원(사진)은 지난 6일 오후 광주 상무지구 소재 한 식당에서 열린 술자리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광주 지역에서 활동하는 친여 성향 시민단체소속 인사 등이 함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김종민 의원은 이번 주말(8~9일) 열릴 예정이던 '민주당 지도부 선출을 위한 광주-전남 합동연설회·정기대의원대회'를 앞두고 광주를 방문한 상태였다.

술자리가 있었던 6일 오전 광주지방기상청은 구례에 호우주의보를, 무안·진도,·신안·목포·영광·함평·해남·흑산도·홍도에는 강풍주의보를 각각 발효했고 실제 피해도 발생했다.

이튿날인 7일 오후 8시29분께 곡성군 오산면 한 마을에서 야산에서 흘러내린 토사가 주택 5채를 덮쳐 매몰된 주민 5명이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담양군 무정면의 한 침수된 주택에서 대피하던 8세 여자 어린이가 불어난 하천물에 휩쓸려 행방불명되는 사고도 일어났다.

이달 들어 집중호우로 인한 이재민(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집계 기준)이 3000명을 넘어설 만큼 전국적으로 수해가 잇따르고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재해로 국민들이 고통을 겪는 상황에서 술자리를 가진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라 본다. 당 지지율도 떨어지는 상황에서 우려스러운 행동이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김종민 의원 측은 "지역에서 모임이 있다고 해 잠시 들른 것"이라며 "술판이 벌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어 "술자리가 아니라 단순 저녁 자리였다. 식당 자체가 청국장 전문식당이었다"며 "건배사를 했을 뿐이며 식사 자리가 있던 날도 광주 지역에 폭우가 내리기 전날이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호남 지역 폭우로 피해가 불어나자 8일과 9일 각각 예정됐던 광주-전남 합동연설회·정기대의원대회와 전북 합동연설회·정기대의원대회를 연기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조준혁 한경닷컴 기자 pressc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