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색이 2019년, 녹색은 2014년 매출, 단위는 십억원. CEO스코어
보라색이 2019년, 녹색은 2014년 매출, 단위는 십억원. CEO스코어
지난 5년 간 반도체, 자동차, 화학 등 8개 업종에서 국내 1위 업체와 세계 1위 업체 간 매출 격차가 감소했다.

5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는 2014년∼2019년 국내 19개 업종의 매출 기준 국내 1위 기업과 글로벌 1위 기업의 매출을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화학, 제약, 전자상거래, 자동차, 식음료, 유통, 화장품, 반도체 등 8개 업종에서 격차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LG화학·쿠팡 등 국내 대표 기업, 세계 1위 업체 맹추격
5년 간 국내 기업의 매출 증가율이 가장 높았던 업종은 전자상거래다. 국내 1위 쿠팡의 매출은 2014년3485억원에서 지난해 7조1531억원으로 1952.5% 급증했다. 이 부문 세계 1위인 아마존의 경우 지난해 매출이 326조9905억원으로 2014년(93조7239억원)보다 248.9% 늘었다. 이에 따라 쿠팡과 아마존의 매출 격차는 2014년 268.9배에서 지난해 45.7배로 좁혀졌다.

반도체 업종 역시 매출 격차가 좁혀졌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매출은 2014년 39조7299억 원에서 2019년 64조9391억 원으로 63.5% 늘었다. 인텔은 같은 기간 58조8434억 원에서 83조8860억 원으로 42.6% 증가했다. 매출 격차는 2014년 인텔이 삼성전자보다 1.5배 많았지만 2019년엔 1.3배로 좁혀졌다. 미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도 올 상반기 글로벌 반도체 시장 매출(2082억달러)은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다. 최근 인텔의 부진과 삼성전자의 선전을 감안할 때 올해 매출 격차가 더 좁혀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017년과 2018년 2년 간은 삼성전자가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 타이틀을 차지했다.

휴대폰 부문은 애플이 지난해 303조2718억 원의 매출을 거뒀고 삼성전자 IM(IT&모바일) 부문은 107조2662억 원으로 2.8배의 차이를 보였다. 삼성전자 휴대폰 매출은 5년 전 보다 4.0% 줄었지만 같은 기간 애플 매출은 57.5% 늘었다.

식음료 부문은 국내 1위 CJ제일제당의 매출이 5년 새 91.0% 증가했다. 글로벌 1위 네슬레는 3.0% 증가에 그쳐 매출 격차가 9.0배에서 4.9배로 감소했다. 국내 1위 검색포털 네이버는 같은 기간 매출이 2조7585억원에서 6조5934억원으로 139% 증가했지만 글로벌 1위 구글(알파벳)의 성장세(171.4%)에는 못 미쳤다. 알파벳 매출은 네이버의 28.6배로 5년 전 25.2배보다 커졌다.

화학 업종에서는 LG화학이 5년간 매출이 26.8% 늘어난 반면 글로벌 1위 바스프는 25.6% 감소해 격차가 4.6배에서 2.7배로 줄었다. 유통업에서는 이마트의 매출이 5년 새 44.9% 증가하면서 글로벌 1위 월마트와의 격차를 38.9배에서 32배로 줄였다. 제약업종에선 국내 1위 유한양행의 매출이 44.5% 늘면서 글로벌 1위 로슈와의 격차를 56.4배에서 50.5배로 좁혔다.

국내 기업이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매출 1위를 차지한 업종은 생활가전, TV 등을 담당하는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 부문이 유일했다. 매출은 2014년 50조1831억원에서 2019년 44조7562억원으로 10.8% 감소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2위인 중국 미디어(HVAC 사업 부문 등)와의 매출 격차는 2014년 2.1배에서 2019년 1.1배로 줄었다.
LG화학·쿠팡 등 국내 대표 기업, 세계 1위 업체 맹추격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