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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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가 나라 밖으로 눈을 돌려 애플 테슬라 마이크로소프트 등 해외주식을 올들어 60조원어치 넘게 쓸어 담았다. 해외주식을 사들이는 개인 투자자(개미), 이른바 '서학개미'의 기세가 맹렬하다. 이들이 해외주식을 매입하고자 원화를 달러로 환전하는 과정에서 원화가치를 떨구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5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1~7월 국내투자자의 해외주식 매수금액은 500억2331만달러(약 59조6700억원)로 작년 1~7월(121억358만달러)에 비해 313.2% 늘었다. 지난 7월에만 113억7103만달러(약 13조6500억원) 해외주식을 사들여 월간 기준 역대 최대 매수세 기록했다.

해외주식 투자 열풍이 거센 것은 풍부해진 유동성을 바탕으로 개미의 투자 유인이 커진 데 따른 것이다. 이 같은 서학개미 등장은 원·달러 환율에도 적잖은 파급 효과를 미치고 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개미의 해외 채권·주식 투자는 환헤지 비율이 낮아 외환시장에 상당한 달러 수요를 유발하고 있다"며 "시중 유동성이 넉넉하지만 투자처가 부족한 만큼 개인들의 해외투자 지속될 것이고 동시에 외환시장에 적잖은 영향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개인은 해외 주식·채권은 물론 달러에도 손을 대고 있다. 개인의 달러예금 잔액은 6월 말 154억7000만달러로 전달보다 12억1000만달러 늘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기업과 개인의 달러예금 잔액은 올 3~6월에 넉달 연속 불어났다.

시장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1190원 선을 밑돌(원화 가치 상승) 경우 개미의 해외주식과 달러 매수세는 한층 강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환율이 1180원대로 내려간 것은 지난 3월 5일(1181원20전)이 마지막인 만큼 1180~1190원 선이 강력한 저항선이라는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이 같은 심리에 편승한 서학개미의 등장으로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선 초반으로 가는 것을 막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