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부진에 아람코 1.7조달러

두 기업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희비가 갈렸다. 작년 12월 중순 아람코 상장 당시만 해도 아람코 시가총액 규모가 애플을 약 7000억달러(약 833조7000억원) 앞섰다. 그러나 코로나19 이후 각국의 봉쇄 조치로 인해 재택근무 등 ‘집콕’이 늘면서 애플의 모바일 기기·서비스 수요가 급증했다. 반면 공장과 각종 영업장이 문을 닫고, 교통 수요도 줄면서 아람코의 원유·석유제품 판매는 크게 줄었다.
애플은 실적 호전에 힘입어 올 들어 주가가 45% 급등했다. 올 2분기 애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1% 늘었다. 맥북, 아이패드, 애플워치를 비롯한 기기 매출과 앱스토어와 애플TV+ 등 서비스 매출이 고르게 증가했다. 여기다 지난달 31일엔 4 대 1 주식분할 계획을 발표하면서 주가가 더 올랐다. 이날 하루 불어난 시총만 해도 1720억달러에 달한다. 글로벌 IT기업 오라클 전체 시가총액에 맞먹는 규모다.
반면 아람코는 실적이 악화일로다. 지난 1분기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 줄었다. 지난 3월 중순 이후 본격화된 유가 폭락 영향으로 2분기 실적은 더 나빴을 것으로 추정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아람코의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0% 이상 급감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아람코 주가는 작년 12월 12일 기업공개(IPO) 당시 종가(33.45리얄)를 밑돌고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