쥬얼리 활동 중단 후 꾸준히 연기 활동
"연예계 데뷔 10년차, 오래 꾸준히 활동하고 싶어"
시작은 아이돌이었지만 이후엔 연기에 집중했다. MBC '미스코리아' 출연 이후 '호텔킹', tvN '김시서가 왜 그럴까', KBS 2TV '죽어도 좋아', OCN '미스터 기간제'를 거쳐 MBC '미스리는 알고 있다'까지 극의 비중에 상관 없이 각기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며 배우 예원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렇게 10년이 흘렀다.
'미쓰리는 알고 있다'는 강남의 재건축 아파트에서 벌어진 의문의 죽음을 쫓으면서 탄탄한 전개와 강렬한 메시지로 4부작임에도 불구하고 호평받았다. 예원은 극중 아파트 총무 역을 맡아 극의 감초로 활약했다. 이혼녀에 유치원 아들을 둔 설정이었다. 세입자이면서도 부녀회장과 함께 재건축 시위에 나갈 만큼 소유자인척, 있어보이는 척 하지만 실상 학군 좋고, 교통 좋고, 있는 척 하기 좋은 재건축 아파트를 떠나고 싶지 않아 하는 속물이다.
밉상으로 보일 수 있는 총무 역할을 맛깔나게 소화한 예원에게 "다시 봤다"는 호평이 이어졌다. 예원은 "웰메이드 작품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면서 "캐릭터에 임팩트가 있어서 좋게 봐주신 것 같다"면서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 정말 예원인가 싶은 연기를 선보였다.
비중이 크진 않았는데, 캐릭터가 강렬해서 많이 기억해주시고, 좋게 봐주신 거 같다. 저에겐 너무 감사했던 현장이었다. 강성연 선배, 조한선 선배 주인공분들 모두가 책임감을 갖고 현장을 챙기고 분위기를 이끌어 주셨다. 그런 돈독함이 남달라 끝나는게 아쉬웠다.
▲ 아직 미혼인데, 애 엄마에 미혼모 역할이다. 전형적인, '밉상' 아줌마 설정이었는데 주저하진 않았나.
'미쓰리' 연출을 하신 이동현 PD님이 '호텔킹'을 할 때 조연출이셨다. 이번에 처음 메인 연출작이셨는데, 저에게 '네 마음대로 해석해보라'면서 믿고 맡겨 주셨다. 저 역시 캐릭터를 볼 때 잠깐이라도 사람들에게 기억에 남을 수 있는 임팩트 있는 설정이 있는 걸 좋아한다. 대본을 받고 '총무는 확실하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웃음)
▲ 사람들이 어떤 모습을 봐 주길 바랐을까.
일단 아이도 있고, 세입자이지만 조합원들 사이에서 기죽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했다. 다들 비밀을 갖고 살아가는데, 저 역시 제 안의 이야길 품고 있다는 걸 염두하고 연기했다. 뭔가 꿍꿍이가 있는 느낌을 주고 싶었다. 그리고 외적으로도 강렬해 보이고 싶었다. 그래서 다른 때보다 메이크업도 강하게 하고, 머리도 잘랐다. ▲ 실제 성격과는 많이 다른 거 같다.
총무도 똑부러지는 데, 저는 진짜 똑부러진다.(웃음) 너무 똑부러져서 그냥 부러져 버린다. 오글거리는 걸 잘 못하고, 눈에 보이는 행동도 잘 못한다. 사회생활 자체를 못하는 거 같다.
▲ 4부작인데도 관심을 많이 받았다.
정말 기분이 좋은데, 동시에 부끄럽다. 저는 스스로에게 만족하지 못하는 스타일이다. 제 분량이 많지 않았다는 것도 알고 있고, 제 연기에 아쉬움도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드리고 싶다.
▲ 그래도 꾸준히 계속 연기를 해오지 않았나.
처음 연기를 할 땐 정말 아무 것도 몰랐다. 2012년에 tvN '응답하라 1997'에 카메오가 실질적인 제 첫 작품인데, 그때도 불러주셔서 그냥 했던거 같다. 당시 신원호 감독님은 제가 KBS 2TV '청춘불패'에 나오는 걸 보고 그 모습 그 느낌을 원하셨다고 하시더라. 연기를 한 번도 배워본 적이 없어서 촬영장에서 쓰는 용어도 몰랐다. 대본볼 줄도 모르고, 모든 게 미숙했다. 그래서 스파르타식으로 공부했다. 주변 사람들에게 물어보고, 이걸 해내지 못하면 다음 기회를 잃는 다는 생각으로 매 순간 긴장했다. 지금은 그때보단 여유가 생겨 '어떻게 해야할까'를 고민할 수 있게됐지만, 여전히 연기는 어렵다.
▲ 다시 노래하고 싶은 생각은 없나?
노래도, 연기도 누군가 보고, 들어줘야 의미가 있는거 아닌가. 지금은 때가 아닌 거 같다. 노래를 하고 싶지 않다는 게 아니라, 이 시기에 제가 앨범을 낸다고 했을 때 저의 정체성 자체가 흐지부지될 거 같다. 어느정도 연기로 자리매김을 한 후에, 연습도 더 많이 하고 나서 노래를 하고 싶다.
▲ 활동을 하면서 적지 않은 굴곡도 있었다. 그만두고 싶었던 적은 없었나.
'그만두고 싶다'기 보단 '그만해야 하나'라는 생각을 한 적은 있다. 대중들의 사랑을 받고 싶어서 이 일을 했는데, 사람들이 나에게 등돌렸다는 생각이 드니까 '이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런데 전 학생때부터 해온게 이게 전부다. 제가 잘할 수 있는 것도 이게 다다. 그래서 목표가 생겼다. 다시 사랑받고 싶다.
▲ 멘탈이 단단해진 거 같다.
지금도 저를 보기 싫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걸 알고 있다. 처음엔 예쁨받고,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어서 이 일을 했던 건데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 활동해야 한다는 게 혼란스러웠다. 물론 지금도 쉽진 않다. 그런데 포기하지 않고 저를 좋아해주시는 분들, 저를 응원해주는 분들도 계신다. 그분들에게 보답해드리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하고 싶다. 제 SNS로 장문의 응원 메시지도 종종 받는데, 그때마다 마음이 단단해지고 따뜻해진다. 이 분들에게 보답하고 싶다. ▲ 요즘은 유튜브도 하더라.
전 사실 되게 밝은 사람이다. 제 평소 모습도 굉장히 재밌다. 이런 사람이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 방송에서 그런 행동을 하면 '쟤는 방송이니까 저러네'라고 하실 수 있으니까. 영상을 찍는 것도, 편집하는 것도 모두 제가 하고 있다. 그래서 업로드 시기도 들쭉날쭉하고, 시간도 굉장히 오래걸리는데 하고 싶은 건 다 하고 있다. 아직까진 재밌다.
▲ 힘들때 스트레스는 어떻게 풀까.
한강을 자주 간다. 강아지들이랑 산책을 가는데, 사람들이 없는 곳을 찾아 힐링을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스트레스 자체를 안받으려 한다. '이 정도는 아프지 않아'라고 생각하려 하고, 가볍게 모른척 하고. 어차피 혼자서 이겨내야 하는 삶 아닌가.(웃음) 스스로 단련을 많이 시키는 게 중요하다.
▲ 그래도 주변 사람들과 인연을 오래 이어가는 거 같다. SNS에서 에이핑크 정은지의 솔로 앨범을 홍보해주는 것도 봤다.
은지는 '응답하라1997'로 인연을 맺었다. 한 번도 같이 출연하진 않았지만.(웃음) 작품을 하면서, 활동을 하면서 감사할 분들이 많다. 제가 잘되는게 그분들에게 보답하는 길이라 생각한다. 그분들에게 넉넉하게 베풀고 싶다. 그게 지금의 제 꿈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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