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건, 주한미군 당장 감축은 부인했지만…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사진)은 22일(현지시간) “주한미군 감축안(옵션)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가 지난 3월 백악관에 주한미군 감축옵션을 제시했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이달 17일 보도를 부인한 것이다. 다만 “한·미 동맹이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면 이 지역 주둔이 미국의 안보이익을 강력히 증진할 것”이라며 향후 방위비 협상과 주한미군 문제를 연계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비건 부장관은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의 미·중 관계 관련 청문회에 참석해 크리스 쿤스 민주당 상원 의원의 질의에 이같이 말했다. 그는 WSJ 보도와 관련해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은 21일 한국과 세계 다른 지역 내 병력 구조를 검토하고 살펴보는 활동에 대해 언급하며 공개 발언을 했다”며 “그는 그와 동시에 대통령에게 어떤 권고안을 내지도, 감축을 위한 특정한 제안을 하지도 않은 것을 상당히 강조했다”고 말했다. 에스퍼 장관의 발언을 인용, 주한미군 감축과 관련해 백악관 내 공식 논의가 이뤄지고 있지 않음을 설명한 것이다.

비건 부장관은 ‘병력 감축이 (한·미) 동맹을 활력있게 해줄 것이라고 보느냐 아니면 일정 정도 위험에 처하게 할 것이라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우리가 그 동맹과 해야 하는 것은 방위비 분담과 우리가 어떻게 동맹에 예산을 지원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며 “동시에 75년 동맹의 지속 가능한 토대를 조성하기 위한 전략적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작년 9월 협상 시작 후 11개월째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는 한·미 방위비 협상의 조속한 타결을 에둘러 압박한 것이란 해석이다.

이정호 기자/워싱턴=주용석 특파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