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TAS(스마트디바이스 쇼) x 소형가전쇼 2020'이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했다. 이번 전시는 코로나19 확산으로 대외 접촉이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들이 가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형 가전 및 개인용 IT제품들을 25일까지 선보인다. 관람객들이 시력회복 훈련 기기를 체험하고 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수도권 국공립 미술관과 박물관들이 두 달 가까운 휴관을 끝내고 22일 일제히 문을 열었다. 온라인 사전예약, 시간당 관람 인원 제한 등의 불편이 있지만 그간 온라인 전시설명회 등으로 현장 관람을 못 하는 답답함을 달랬던 관람객들의 숨통이 트인 셈이다.국립현대미술관은 이날 서울관, 과천관, 덕수궁관 등 수도권 3개 관을 재개관했다. 온라인 사전예약 기간에는 관람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덕수궁관에서는 ‘미술관에 書:한국 근현대 서예전’을 다음달 23일까지 연장 전시한다. 서울관에서는 6·25전쟁 발발 70주년 기념전 ‘낯선 전쟁’, 아시아 기획전 ‘또 다른 가족을 찾아서’, 상설전 ‘MMCA 소장품 하이라이트2020+’가 동시에 열리고 있다. 24일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0’도 개막한다. 과천관에서는 ‘판화, 판화, 판화전’, ‘이승조: 도열하는 기둥’과 22일 개막한 어린이 전시 ‘신나는 빛깔마당’ 등을 즐길 수 있다.국립중앙박물관은 지난 21일 개막한 특별전 ‘새 보물 납시었네, 신국보보물전 2017-2019’(9월 27일까지)의 일반 관람을 시작했다. 서울시립미술관은 서소문본관, 북서울미술관, 남서울미술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SeMA창고, 백남준기념관, SeMA벙커 등 7개 관을 재개관했다. 서소문본관에서는 상설전인 ‘영원한 나르시시스트, 천경자’를 비롯해 22일 개막한 ‘허스토리 리뷰(Herstory Review)’를 볼 수 있다.온라인으로 개막한 서울 동숭동 아르코미술관의 시각예술 창작산실 전시지원 선정작 ‘Follow, Flow, Feed 내가 사는 피드’전은 21일부터 관람객을 받고 있다.경기문화재단 산하의 경기도미술관, 백남준아트센터, 실학박물관도 재개관했다. 경기도미술관에서는 동시대 미술의 현장을 보여주는 기획전 ‘우리와 당신들’(8월 30일까지), 프로젝트 전시인 ‘청년작가전Ⅱ’(9월 13일까지), 상설 교육전인 ‘그림, 그리다’(11월 29일까지)가 열린다. 백남준아트센터에서는 기획전 ‘침묵의 미래: 하나의 언어가 사라진 순간’(8월 31일까지), 상설전 ‘백남준 티브이 웨이브’(내년 3월 7일까지)가 열리고 있다.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구름 아래 언덕에 우거진 갈대와 늘어진 수양버들이 한가롭다. 물 위에는 오리들이 헤엄을 친다. 청동 바탕에 문양 부분을 파낸 뒤 은을 박아 장식한 은입사(銀入絲) 기법이 정교하다. 절에서 마음의 때를 씻는다는 의미로 피우는 데 쓰인 향완(香)에 새겨진 문양이다.일본에서 발견돼 국내로 돌아온 ‘청동은입사포류수금문향완(靑銅銀入絲蒲柳水禽文香)’ 한 쌍이 일반에 공개된다. 24일부터 30일까지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 1~3층에서 열리는 ‘2020 한국고미술협회전-옛 삶으로 마음을 열다’에서다.고미술협회전은 매년 전국 지회의 회원들이 한데 모이는 행사다. 오랫동안 고미술품이 저평가된 분위기를 일신하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회원 400여 명이 서화, 도자기, 토기, 고가구, 금속공예품, 자수품, 청동기물, 생활용품 등 1500여 점을 내놓고 고미술품의 다채로운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출품작의 제작 연대도 삼국시대부터 조선 후기까지 분포해 고미술품을 통해 1500년에 이르는 시간여행을 할 수 있다.이번에 출품된 ‘청동은입사포류수금문향완 쌍(雙)’은 일본의 한 사찰에서 발견돼 국내로 돌아온 문화재다. 입이 넓은 몸체와 나팔형 받침으로 이뤄진 전형적 고려시대 향완으로 높이가 25.0㎝, 입 지름이 25.5㎝다. 고미술협회는 “11세기에 만든 것으로 보이는 국보 제95호 청동은입사포류수금문정병과 문양이 거의 일치하고 문양을 은입사한 솜씨가 뛰어나 11세기 것으로 추정된다”며 “한 쌍으로 이뤄진 향완도 유례가 없어 가치를 더욱 높여준다”고 설명했다.‘대고려국새(大高麗國璽)’라고 새긴 주물 도장도 흥미롭다. 가로 9㎝, 세로 12㎝인 이 국새는 지금까지 공개된 것 가운데 가장 크고 글자의 깊이도 깊다. 고려시대에 수출품을 포장하는 나무상자에 고려국 제품임을 표시하는 용도로 쓰였을 것으로 추정된다.조선시대 명필 한석봉이 특유의 반듯하고 굵은 서체로 쓴 ‘쌍청루(雙淸樓)’ 현판 글씨, 조선 중기 문신인 회흥군 황헌의 초상화, 책가도와 문자도, 대나무 구름 학 봉황 등을 상감기법으로 표현한 청자도판 등도 눈길을 끈다.수수하면서도 고아한 기품을 자랑하는 조선시대 백자항아리(백자호)도 4점 나왔다. 이 중 높이가 37.5㎝인 백자호는 몸체가 좌우 대칭으로 균형을 이루고 있는 18세기의 대표 항아리다. 순백의 태토 위에 맑고 투명한 유약을 발랐으며, 몸체 중간의 이음새가 말끔하고 단아하다. 책장·약장·찬장 등 용도가 다양했던 장, 옷가지를 넣었던 롱, 서책이나 엽전, 그릇 등을 보관했던 궤, 음식이나 차를 차렸던 소반, 책을 올려놓고 읽었던 서안 등 다양한 고가구도 선보인다. 특히 배나무와 가래나무로 만들어 사서삼경 80권을 보관했던 사층책장, 주칠장 등이 주목된다.서화동 선임기자 fireboy@hankyung.com
한 어린이가 대형 모니터 앞에서 두 팔을 벌리고 서 있다. 화면에는 꽃과 나비 등을 형상화한 환상적 이미지가 펼쳐져 있다. 미국 워싱턴DC에 있는 첨단 뉴미디어아트 갤러리인 ‘아텍하우스(Artechouse)’에 전시된 ‘하나미: 비욘드 더 블룸스’란 작품이다.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일러스트레이터 유코 시미즈의 작품을 바탕으로 아텍하우스 특수효과팀이 첨단기술을 접목해 완성한 것으로, 다양한 이미지가 화면 속에서 움직이며 변화무쌍한 형상을 보여준다. 이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은 관람객들이 작품 창조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게 어떻게 가능할까? 사람이 모니터에 접근해 몸동작을 하면, 화면 속 이미지들이 따라 움직인다. 많은 관람객이 참여할수록 작품은 더욱 새로운 형태로 바뀌어 나간다. 그래서 작품의 작가가 한 사람이 아니고 무한대까지 될 수 있다. 또한 완결된 작품의 형태가 존재하지 않는다. 영원히 팽창해 나가는 우주처럼, 끊임없이 변화해 나간다. 기술이 예술의 지평을 이렇게 활짝 넓혀주고 있다.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