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기록물과 자료들을 바탕으로 임목육종과 함께한 향산의 생애를 재조명하고, 우리나라 임목육종의 역사와 발전사를 확인 할 수 있는 기초자료로도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향산 현신규 박사는 우리나라 임목육종 연구의 기틀을 다진 과학자로 알려져 있다.
리기다소나무와 미국의 테다소나무를 교잡해 신품종인 리기테다소나무를 육성, 세계 임목육종학의 역사에 기록될 성과를 거뒀다.
신품종 포플러인 은수원사시나무(현사시나무)를 개발하고, 이태리포플러를 보급하는 등 우리나라 산림녹화와 국가 경제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현 박사는 기록을 습관해 편지, 노트, 일반문서 등 다양한 자료를 대규모로 남긴 기록물 보존자이며 기록물 또한 사료의 가치도 높아 ‘국보급 과학 기술 자료’로 평가된다.
국립산림과학원은 이처럼 방대하고 소중한 자료를 체계적으로 분류·정리하고 장기적인 보존·관리를 위해 분류작업을 실시했다.
분류작업에는 현신규 박사의 친자인 전 서울대학교 현정호 교수, 임목육종 전문가, 향산과 함께 연구했던 원로학자 및 사료보존 전문가 등이 참여했다.
비교적 보존적 가치가 있은 사료로 분류된 종이류(서류), 박물류, 시청각류 등의 목록 수는 2360여 건이었으며, 그 중 가장 주목받는 메모 노트류 같은 자필 기록물은 153점, 서신류는 1093점이나 됐다.
특이한 기록물로는 한국전쟁 후 산림 재건을 위한 연구 문서와 식량 등 다양한 분야의 원조 관련 서신, 임목육종연구 사업 지원 관련 등의 서신이 있다.
특히 임목육종재료 확보를 위해 당시에는 미수교국이었던 헝가리를 비롯한 동유럽 국가, 중국 등지로부터도 육종 정보와 재료 확보를 위한 노력도 서신에서 발견돼 눈길을 끌었다.
국립산림과학원 관계자는 “이번에 정리한 향산 사료를 디지털화해 일반에게 공개하는 작업도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대전=임호범 기자 l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