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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법 "강간 피해자 특수성 고려해야…두려움 때문에 진술 부정확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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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성폭행 피해자 진술에 다소 모순이 있더라도 공소사실에 직접적 관련이 없는 부수적 사항에 관한 것이라면 무죄 근거가 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성폭행 범죄 특성상 피해자의 두려움이 커 세밀한 부분까지 정확히 기억해 낼 수 없다는 특수성을 고려한 판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대법원 제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강간·감금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무죄로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부산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13일 밝혔다.

    A씨는 2017년 7월 한 소개팅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B씨를 알게 됐다. A씨는 B씨와의 세번째 만남 자리에서 B씨가 다른 남자 선배와 연락한 사실 등을 추궁하며 B씨에게 욕설을 하고 B씨를 약 50분 동안 차에서 내리지 못하게 하는 등 감금했다.

    A씨는 이후 모텔에서 B씨를 수차례 성폭행하기도 했다. A씨는 B씨의 휴대전화도 빼앗았다. B씨는 강간을 당한 직후 A씨와 한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 도중 다른 전화를 통해 경찰에 신고했다. 1심은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은 B씨의 진술이 일관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먼저 첫번째 강간을 당한 이후 옷을 입었는지 여부 등 강간 상황에 대한 B씨의 진술에 일관성이 없다고 봤다. 법원은 모텔을 나와 식당을 가게 된 경위에 대한 설명에서도, B씨가 당초 A씨가 자신을 강제로 끌고 들어갔다고 진술했다가 CCTV를 확인한 후 A씨를 신고하기 위해 들어갔다고 진술을 번복한 것을 문제 삼았다.

    재판부는 "모텔 업주가 A씨와 B씨가 모텔에 들어갈 당시 특별히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진술했다"며 "B씨는 A씨와 차에 있을 당시 화장실을 다녀오기도 하는 등 원한다면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으로 쉽게 감금장소에서 벗어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도 했다. B씨가 피해자의 모습을 띠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를 재차 뒤집었다. 대법원은 "원심이 피해자 진술의 신빈성을 배척하는 이유로 들고 있는 사유들은 공소사실과 직접적 관련이 없는 부수적 사항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B씨가 A씨와의 행적 전반에 대해 상세히 진술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B씨가 A씨에 의해 상당한 시간 동안 외포(畏怖·몹시 두려워 함)된 상태에 있었던 점 등을 비춰 구체적 상황에 대해 세밀하기 기억하지 못할 가능성을 감안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A씨의 공소사실 대부분을 인정하며 "원심이 성폭행 피해자가 처한 특수한 사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것이 아닌지 심히 의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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