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주당 조 바이든(사진) 대선캠프가 지난달 역대 최대인 1억4100만달러(약 1690억원)의 정치자금을 모았다고 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대선캠프도 지난달 역대 최대인 1억3100만달러를 모으며 세 과시를 했지만, 바이든 캠프가 이를 추월했다.

바이든 캠프가 지난달 모은 1억4100만달러는 5월 모금액(8080만달러)보다 75% 늘어난 규모다. 바이든 캠프 측은 “유권자들은 안정적인 리더십과 경험, 공감 능력, 열정, 자질을 갖춘 후보를 찾고 있다”며 “이 모든 자질을 바이든 후보에게서 발견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캠프는 지난달에만 260만 명이 이메일 리스트에 등록할 만큼 유권자의 관심이 높다고 강조했다.

바이든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크게 앞서고 있다. 정치 분석업체 리얼클리어폴리틱스의 전국 여론조사 평균치를 보면, 이날 현재 바이든은 트럼프 대통령을 10.1%포인트 앞선다. 트럼프는 코로나19와 인종차별 항의 시위에 미숙하게 대처하면서 재선 가도에 비상이 걸린 상태다.

하지만 트럼프도 지난달에 5월(7400만달러)보다 70%가량 늘어난 1억3100만달러를 모으면서 만만찮은 저력을 과시했다. 트럼프의 지지율이 바닥권인 점을 감안하면 역설적이다. 로나 맥대니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 위원장은 “유권자들은 트럼프를 지지한다고 분명하게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캠프에 역대 최대 자금이 모인 건 중도층까지 가세한 것이라기보다 열렬 지지층이 위기감에 똘똘 뭉친 결과로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공화당 원로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시절 행정부 관료들이 바이든을 후원하기 위해 조직한 슈퍼팩(특별 후원조직) ‘바이든을 위한 43 동기’가 이날 공식 출범했다. ‘43 동기’는 43대 대통령(부시) 아래서 일했던 사람들을 뜻한다. 공화당 내에서도 이탈표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