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탈 와장창"…故 최숙현 동료들, 팀내 가해자 고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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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SBS에 따르면 최숙현 선수가 몸담았던 경주시청팀 소속 전·현직 선수들은 폭행에 관여한 경주시청팀 감독과 선임 선수 등을 고소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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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은 관계자들의 연이은 가혹행위에도 제대로 된 처벌 없이 선수생활만 끝날 것이라는 두려움에 형사고소도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어머니는 "어느 정도 벌이 주어지냐고 물었더니, 조사관이 벌은 없고 이삼십만 원 벌금으로 끝난다고 (했다.) 딸이 정신적으로 힘이 들어 약을 먹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소속팀 관계자의 가혹행위로 인한 최숙현 선수의 스트레스는 일기장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해 1~4월 작성된 최숙현 선수의 일기장엔 "마음이 불안하다. 집중할 곳이 필요해 글 쓰는 걸 선택해봤다", "힘들 때 생각들을 정리해보려 한다"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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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일기엔 "비 오는 날 먼지 나게 맞았다. 이 팀은 아니다" 등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 시기 녹음된 파일엔 감독과 팀닥터는 최 선수에게 "이를 꽉 깨물라" "벗어"라며 약 20분 동안 폭행·폭언을 하는 정황이 담겼다. 이후 최숙현 선수는 "하루하루 눈물만 흘리는 중. 조금은 무뎌질 수 있을 줄 알았다", "감독 선배들은 자기들 아픈 건 엄청 아픈 거고 나는 아파서도 안 되는 건지 서럽고 서러운 하루다. 다 엎어버리고 싶다"등 복잡한 심경을 남겼다.
일기장엔 가해 선수의 이름도 구체적으로 등장한다. 최숙현 선수는 "B는 대놓고 욕하는 건 기본이고 사람을 어떻게 저렇게 무시하지" 등의 글을 통해 불쾌한 감정을 담아 글을 남겼다. 최숙현 선수와 같은 팀에서 활동했던 동료 선수는 "B선수는 국가대표 출신으로 실력이 뛰어나 감독·팀 닥터도 쉽게 건들지 못하는 선수"라며 "B선수가 폭압적인 분위기를 주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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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는 지난 1일 공식입장문을 통해 "사건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며 "대한 철인 3종 협회 스포츠 공정위원회를 통해 관련자들에 대해서도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미경 한경닷컴 기자 capit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