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부르는 노래 이건우 가곡' 발매

작곡가 이건우가 월북하기 전에 작곡한 가곡 전곡을 복원한 음반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발매됐다.

이건우(1919~1998)는 김순남(1917~1986), 윤이상(1917~1995)과 함께 해방공간에서 활약한 주요 가곡 작곡가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한국가곡연구소는 이건우가 월북 이전에 남긴 가곡 전곡을 복원해 최근 음반 '다시 부르는 노래 이건우 가곡'을 발매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앨범에는 월북 이전에 남긴 14곡의 가곡과 월북 후 작곡한 1곡 등 모두 15곡이 실렸다.

작곡가 이건우 월북 이전 작곡한 가곡 전곡 복원
이건우는 1948년 가곡집 '금잔디'(5곡), '산길'(6곡), '베이스를 위한 연가곡집'(3곡)을 잇달아 발표했고, 이 곡들이 앨범에 수록됐다.

앨범에 포함된 나머지 한 곡인 '동백꽃'은 월북 7년 후인 1957년 월북 시인 박세영의 시 '동백꽃'에 곡을 붙인 가곡이다.

남측에 두고 온 가족을 애타게 그리며 쓴 곡으로 전해진다.

소프라노 서예리 독일 다름슈타트 음대 교수, 바리톤 정록기 한양대 음대 교수, 윤이상의 제자인 피아니스트 홀거 그로쇼프가 앨범 녹음에 참여했다.

최영식 한국가곡연구소장은 "이건우가 추구한 작곡 방향과 탄탄한 그의 작곡어법은 한국 가곡의 정체성 확립에 기준을 제시했다"며 "그의 작품을 음악적 자료로 남겨 보존할 가치가 있어 앨범 작업과 가곡집 출간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작곡가 이건우 월북 이전 작곡한 가곡 전곡 복원
앞서 한국가곡연구소는 올해 초 이건우의 가곡집을 출간한 바 있다.

이건우는 1940년 전일본 콩쿠르에서 '바이올린 조곡'으로 1등 없는 2등상을 받았고, 1942년에는 요미우리신문사와 동보영화사가 공동주최한 제1회 교향곡 현상모집에서 교향시 '청년'으로 2위 입상하며 주목받았다.

1943년 귀국해 한국전쟁 전까지 활발한 활동을 벌였으며 1950년 월북해 1998년 79세로 생을 마감했다.

남로당 계열의 작곡가로 알려져 한때 북한 정권의 탄압을 받았으나 후에 복권돼 윤이상음악연구소에서 연구사로 일했다.

'창성은 좋아' '소년빨치산의 노래' '동백꽃' '포위섬멸의 노래' '노호하라 남해바다여' 등 200여곡의 가곡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