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전서 7이닝 무실점으로 시즌 4승 기록
"올 시즌 목표는 많은 이닝 책임지는 것"
7이닝 고지 밟은 LG 임찬규 "150이닝 목표 향해 전진"
프로야구 LG 트윈스 토종 선발 임찬규(28)는 올 시즌을 앞두고 목표 한 가지를 세웠다.

바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것이다.

그는 '150이닝 이상 소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승수, 평균자책점이 아닌 '이닝'을 목표로 삼은 이유는 간단하다.

개인 성적보다 팀 성적을 우선시했기 때문이다.

선발 투수가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 소속 팀은 불펜투수를 아낄 수 있고 이는 팀 성적에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임찬규는 "승리도 좋고, 낮은 평균자책점도 좋지만, 이닝을 많이 책임지는 게 선발투수에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해 이런 목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무조건 많은 이닝을 던져야 한다'는 책임 의식은 임찬규를 변화시켰다.

그는 선발 등판 경기에서 한계 투구 수에 다가서더라도 벤치에 투수 교체를 먼저 요청하지 않았다.

LG 류중일 감독이 "더 던질 수 있나"라고 물을 때마다 임찬규는 "더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항상 같은 답변이 돌아오자 언젠가부터 류 감독은 임찬규에게 묻지 않고 투수 교체 타이밍을 잡기 시작했다.

오로지 '이닝 소화'에 초점을 맞춘 임찬규는 개인적인 욕심도 버렸다.

그동안 140㎞ 초반에 정체돼 있던 직구 최고 구속에 관한 욕심을 깨끗하게 지웠다.

대신 경기 운영 능력과 제구력, 위기관리 능력에 초점을 맞추고 노련하게 공을 던지기 시작했다.

그는 최고 구속 140㎞ 초반대의 '느린 직구'를 갖고도 다양한 변화구와 침착한 투구로 올 시즌 이닝 이터로서 면모를 보인다.

임찬규는 2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 원정 경기 전까지 7차례 선발 등판 중 6경기에서 6이닝씩을 책임졌다.

5월 30일 KIA 타이거즈와 경기(4⅓이닝 2자책점)를 제외하면 선발투수의 덕목이라 할 수 있는 이닝 소화력을 충분히 발휘했다.

28일 SK전에서는 마침내 '6회'의 벽까지 넘어섰다.

그는 이날 7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8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그가 7이닝 이상을 던진 건 2018년 7월 19일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전 이후 약 2년 만이다.

평균자책점도 4.69에서 3.99로 끌어내렸다.

임찬규는 "오늘 경기에서도 구속에 욕심을 내지 않고 정확하게 던지려고 노력했다"며 "그동안 많은 이닝을 던진 적이 없어 7회까지 책임지고 싶었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올 시즌 목표인 150이닝과 함께 개인 한 경기 최다 이닝 기록인 8이닝(2012년 10월 2일 삼성 라이온즈전)도 꼭 깨고 싶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