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해운업계 5위인 중견 해운사 흥아해운이 조만간 인수합병(M&A) 시장에 매물로 나온다. 채권단은 흥아해운에 대한 워크아웃(사전 구조조정) 절차를 개시하면서 동시에 본격적으로 원매자 물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이르면 내달 초 흥아해운에 대한 공개매각 절차를 시작한다. 매각주관사는 흥아해운 실사를 담당한 EY한영이다.

채권단은 흥아해운뿐 아니라 계열사도 함께 매각하면서 유동성을 확보할 예정이다. PK밸브와 연운항중한륜도유한공사 등이 그 대상이다. 연운항중한륜도유한공사는 흥아해운이 지분 50%를 가진 한·중 합작법인이다. 한국 인천, 평택과 중국 롄윈강을 운항하는 연운항훼리를 운영하고 있다.

연운항중한륜도유한공사의 경우 우선매수권을 보유한 강소연운항항구집단이 흥아해운 지분 50% 중 25%에 대한 매수를 추진하고 있다.

흥아해운이 37.37% 지분을 갖고 있는 산업용 밸브 제조사 PK밸브의 경영권도 매각 대상이다. 예상 가격은 200억원 안팎으로 거론된다.

흥아해운의 최대주주는 지분 29.52%를 보유한 페어몬트파트너스와 리얼티디아이파트너스 등이다. 해양수산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에 따라 지난해 컨테이너사업 부문을 분할해(흥아컨테이너) 지분 90%를 장금상선에 넘겼다.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컨테이너사업 부문을 떼내면서 탱커 사업 위주의 존속법인마저 위태로워졌다.

지난해 말에는 컨테이너 운송업체 카리스국보가 페어몬트파트너스 등으로부터 흥아해운 지분 14.05%를 112억원에 인수하는 주식매매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맺었으나, 잔금 납부 미이행으로 경영권 매각이 무산됐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