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졸업 직후 진학할 수 있는 의과대학은 서울대 등 전국에 38곳이 있다. 올해 강원대가 의학전문대학원에서 학부 선발로 전환했으나 건국대와 차의과대는 의학전문대학원을 고수하고 있다. 2021학년도 전국 38개 의대는 정원 내로 총 2977명을 선발한다.전국 의대 38곳 정시 선발 비중 37.9%의대는 자연계열 최상위권 학과로 다른 학과에 비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위주인 정시모집 비중이 높다. 2021학년도 38개 의대의 정시 비중은 평균 37.9%(1128명)에 달한다. 전국 4년제 대학 정시 비중 평균 23.1%보다 높은 수치다. 정시 다음으로 큰 비중은 수시 학생부종합전형으로 31.0%(924명)다. 학생부교과는 26.2%(781명), 논술전형은 4.8%(144명) 수준이다.정시 지원 가능선은 자연계열 중 최상위권이다. 서울대 의예과의 정시 지원 가능선은 국어, 수학, 탐구 백분위 합계 298점(300점 만점), 연세대 의예과는 297점으로 분석된다. 영어는 1등급을 기본으로 해야 할 정도로 지원층 자체의 성적 수준이 높다. 297~298점은 국수탐 3개 과목에서 2~3문제 정도 틀리는 수준이다. 지방권 의대라고 해도 최소 국수탐 백분위 합 288~289점 수준을 요구하는데, 이는 서울대 자연계열 하위권 학과의 정시 지원선과 비슷한 수준이다.수능 최저 포함하면 전체 모집 중 86.8%에서 수능성적 요구의대 입시의 핵심은 수능성적이다. 의대는 정시뿐 아니라 수시모집에서도 대부분 수능을 최저학력기준으로 요구하고 있어 수능의 영향력이 매우 큰 것이 특징이다. 수시와 정시를 통틀어 의대 입시에서 수능이 당락에 영향을 끼치는 모집인원 비중은 86.8%(2583명)에 달한다.예를 들어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10개 대학 중 여덟 곳에서 수능성적을 최저학력기준으로 요구한다. 논술성적이 아무리 좋아도 수능 최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면 불합격이다. 가톨릭대 울산대 아주대 중앙대 경희대 인하대 경북대 연세대(미래)는 논술전형에서 국, 수(가), 영, 과탐 중 3개 등급 합 4 또는 4개 등급 합 5 수준을 수능 최저로 요구한다. 한 과목만 2등급, 나머진 모두 1등급을 받아야 하는 수준이다. 학생부종합과 학생부교과에서 요구하는 수능 최저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결과적으로 의대 입시에서 수능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수학의 영향력이 절대적이다. 38개 의대 중 정시에서 순천향대 1개 학교를 제외하고 모든 곳에서 수학 가형을 지정 반영하고 있고, 대부분 의대에서 수학의 반영 비율이 가장 높다. 충남대의 수학 반영 비율이 45%로 가장 높고, 서울대 성균관대 가톨릭대 중앙대 단국대(천안) 아주대 전북대 고신대 한림대 대구가톨릭대 등 10개 대학은 수학을 40% 반영한다.서울대·성균관대 등 정시에서 다중미니면접 시행의대를 목표로 한다면 면접 준비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최근 의대 입시는 의사로서의 자질 및 인성이 중요하게 부각되면서 정시에서도 면접의 중요성이 강조되는 분위기다. 서울대 연세대 성균관대 가톨릭대 울산대 고려대 아주대 인제대 동아대 가톨릭관동대 등 상당수 학교에서 정시에서 P/F(pass or fail) 방식으로 면접을 본다. 환자와의 소통 및 공감능력 등 사회적 요구에 맞춘 변화다.아주대(면접 5%)를 제외하고는 면접이 차지하는 점수 비중은 크지 않지만 당락에 끼치는 영향은 상당하다. 특히 서울대 의대 면접은 다중인적성면접(MMI: multi mini interview) 형식으로 난도가 높기로 유명하다. MMI는 10분 안팎의 짧은 인터뷰를 방을 옮겨 다니면서 연속적으로 하는 방식으로 방마다 다른 과제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면접 대상자가 느끼는 긴장과 압박이 상당하다. 서울대는 2020학년도 5개의 방에서 인터뷰를 했는데 한 곳에서는 서류 기반 사실관계 확인을, 다른 네 곳에서는 의사로서 필요한 윤리성, 공감능력, 소통능력 등을 다방면으로 평가했다. 여러 대학의 면접을 종합해보면 의료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을 가정해 의사로서의 윤리성과 도덕성을 묻는가 하면 문학작품을 소재로 자신의 삶의 가치관을 소개하는 창의적인 질문이 나오기도 한다.지방권 학생들은 지역인재전형도 노려볼 만의대 입시에서 큰 한 축은 지역인재전형이다.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으로만 의사가 편중되지 않고 지역균형발전을 목적으로 지역에서 의사가 양성되도록 하기 위한 전형이다. 서울, 경기 소재 의대를 제외한 지방권 의대가 해당 지역 학생만을 대상으로 선발하는 전형이다. 수시는 학생부전형으로, 정시는 수능 위주로 선발한다. 예컨대, 전북대 지역인재전형(학생부교과)의 경우 전북 소재 고등학교 졸업(예정)자로 지원 자격을 제한하고 있다.지방권 의대는 지역인재 비중이 상당하다. 경북대(대구) 부산대(경남) 연세대(미래, 강원) 등 전국 25개 대학에서 정원 내 기준으로 지역인재로만 평균 35.5%(689명)를 모집한다. 동아대(부산)는 무려 81.6%(49명 중 40명)를 지역인재로만 선발한다.지역인재는 지원자격 자체가 해당 지역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전국 선발에 비해 경쟁률과 합격선이 다소 낮게 형성되는 특징을 보인다. 지방권 학생이라면 이 같은 지역인재 전형을 전략적으로 노려보는 것도 의대 입시에서 주요한 방법이 될 수 있다.
‘10억달러(약 1조2200억원) vs 240억원.’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과 서울대의 인공지능(AI) 투자규모다. MIT는 지난해 10억달러를 투입해 AI대학을 설립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흐름에 맞춰 AI 기술을 선점하겠다는 취지다. 서울대도 지난달 10개 학문 분야의 세계 10위권 진입을 목표로 15개 학문 분야에 집중 투자하는 ‘SNU 10-10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앞으로 6년간 240억원을 이들 학과에 투입해 글로벌 톱10에 드는 10개 학문분야를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AI 투자 규모는 서울대가 국내 1위 대학이지만 세계 유수의 대학 사이에선 30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 글로벌 무대에서 한국 대학들의 경쟁력은 과거보다 오히려 뒤처지고 있다.싱가포르, 中에도 밀리는 대학 경쟁력영국의 대학평가기관인 QS가 발표하는 대학 순위를 살펴보면 올해 서울대의 순위는 37위에 머물렀다. 2017년 35위에서 3년 새 두 계단 하락했다. 다른 대학들의 평가순위는 더욱 낮다. 100위권에 진입해 있는 대학은 KAIST(41위), 고려대(83위), 포스텍(87위), 성균관대(95위) 등 4개뿐이다.다른 아시아지역 대학의 경우 싱가포르의 NTU(11위), NUS(11위), 중국의 칭화대(16위), 베이징대(22위) 홍콩대(25위), 일본의 도쿄대(22위) 등이 30위권 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모두 지난 3년간 순위가 올라갔다. 한국 대학들이 순위경쟁에서 밀리는 이유는 대부분 교수논문 인용, 외국인 교수 수 등에서 낮은 점수를 받고 있는 탓이 크다. 연구대학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국내 대학들은 11년째 지속된 등록금 동결로 대부분 재정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사립대학들이 투입하는 연구비는 매년 쪼그라들고 있다. 2017년 4669억원에서 2019년 4276억원으로 8.4%가량 감소했다. 미래를 위한 연구 및 투자, 혁신은 그저 ‘그림의 떡’일 뿐이다.적자에 허덕이는 사립대국내 대학을 재정위기로 내몰아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추락시킨 배후는 ‘반값 등록금’ 규제라는 게 사립대 총장들의 일관된 주장이다. 한국교육개발원이 내놓은 ‘고등교육 정부 재정 확보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사립대의 운영수지는 2009년 4조8001억원의 흑자를 보였지만 ‘반값 등록금’ 정책 시행 1년 만인 2010년 2조1985억원으로 급감했다. 이후 2015년 적자로 돌아선 뒤 2018년 기준으로 적자규모는 3808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국내 대학 재정은 주로 등록금으로 채워진다. 현재 등록금의 인상 법정 한도는 2.25%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올리기 힘들다. 등록금을 인상할 경우 국가장학금 등 정부 지원을 받지 못하는 불이익이 있다 보니 대학은 등록금을 동결할 수밖에 없다. 여기에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 대학들은 원격수업, 외국인 유학생 급감 등으로 위기감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학생들은 온라인 개강 이후 등록금 일부 환불까지 요구하고 나섰다.지난해 12명의 전현직 대학총장은 총장의 고뇌란 서적을 발간했다. 이들은 “학령인구 감소, 등록금 동결 등의 문제로 사립대학들이 재정악화에 시달리고 있다”며 “재정확충만이 대학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해법”이라고 주장했다. 등록금 동결이 강좌 대형화, 연구비 감소, 교육인프라 투자 기피 등을 초래하며 교육의 질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설명이다.총장들 “운영 자율권 ‘절실’”대학들은 학사운영의 자율권과 파격적 정부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한 사립대학 총장은 “많은 대학이 재정압박에 시달리게 되면서 정부의 재정지원사업에 매달리고 있다”며 “대학 스스로가 고유의 특성을 살린 발전방향과 혁신방안을 찾도록 유도하기보다는 교육부 입맛에 맞춘 획일적인 평가지표에 따라 움직이는 게 현실”이라고 비판했다.정부의 대학 재정지원도 턱없이 부족하다. ‘OECD교육지표 2019’에 따르면 한국의 고등교육 투자액(대학생 1인당 투자액 기준, 2016년 기준)은 1만486달러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치(1만5556달러)의 67.4%에 그친다. 또한 고등교육 투자액 가운데 정부재원 비중은 37.6%로 OECD 평균(66.1%)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한 사립대학 총장은 “주요 선진국 대학은 정부 지원에 힘입어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입해 미래교육에 선도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적어도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의 재정지원을 OECD 평균 수준까지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했다.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올해 초 치러진 제9회 변호사시험에서 서울대·연세대·성균관대·고려대 법학전문대학(로스쿨)이 응시자 대비 합격률 70%이상을 보였다. 영남대와 동아대 등 지방대 로스쿨 두곳은 합격률 10위권내 진입하는 진보를 보였다.로스쿨 1기생 가운데는 합격자가 한명도 나오지 않았으나 2기생에선 3명(서울대,연세대,충남대)이 합격했다. 지난 8일 법무부가 공개한 전국 25개 로스쿨 변시 합격률에 따르면, 서울대 로스쿨은 합격률 80.8%로 올해도 전국 25개 로스쿨 가운데 가장 높았다. 서울대는 167명이 응시해 135명이 최종 합격했다. 이로써 서울대 로스쿨 1~9기 최종합격자는 1212명에 달했다. 이는 전체 입학정원(1378명) 대비 87.8%의 합격률이다. 상위 2~4위권은 연세대·성균관대·고려대가 엎치락뒤치락을 하고 있다. 지난해 합격률 2위였던 고려대는 올해는 4위로 내려 앉았고, 연세대(75.8%)와 성균관대(75.3%)가 2,3위로 올라섰다. 뒤이어 합격률 60%를 넘긴 대학은 경희대(67.4%), 영남대(64.4%), 이화여대(62.8%) 세곳 뿐이었다. 서울시립대(59.4%)와 인하대(57.6%)는 지난해보다 3단계씩 순위를 높였다. 한국외국어대 합격률은 지난해보다 8계단 미끄러져 전국 25개 대학 가운데 18위를 기록했다. 평균 합격률 53.3%를 밑도는 로스쿨은 10곳이었다. 평균 합격률 53.3%를 밑도는 10곳이었다. 올해는 강원대(32.9%)가 가장 낮은 합격률을 보였다. 서울대와 합격률 격차는 47.9%포인트였다. 100명이상의 합격자를 낸 로스쿨은 서울대(135명), 성균관대(125명), 연세대(116명), 부산대(115명), 경북대(112명), 고려대(111명),전남대(100명) 등 7곳이었다. 올해 로스쿨 9기 입학생의 초시 합격률은 영남대가 73.2%로 가장 높았다. 이어 경희대(71.2%), 연세대(69.7%), 서울대(69.5%) 순이었다. 이동형 영남대 로스쿨원장은 “대학의 지원·우수한 교수진·학생의 주도성 등 3박자가 어우러진 결과 였다”고 말했다. 영남대는 지난해에도 지방대 가운데 유일하게 합격률이 10위권내에 들었다. 로스쿨 9기생들의 합격률은 66.0%에 불과했다. 그만큼 1~8기생들의 합격자가 많았다는 것이다. 제주대는 8기 합격자 수(14명)가 9기 합격자 수(12명)를 앞지르기도 했다. 올 1월7~11일까지 치러진 제9회 변호사시험에는 모두 3316명이 출원해 1768명(53.3%)이 최종 합격했다. 지난해 50.8%보다 2.5%포인트 상승했다. 법무부는 2018년 제7회 변호사시험부터 각 학교별 변호사시험 합격률을 공개하고 있다. 공태윤 기자 true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