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유미 제이에스티나 대표는 서울 가락동 본사 1층 매장에서 “3년 안에 연매출 1300억원대를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지혜 기자
김유미 제이에스티나 대표는 서울 가락동 본사 1층 매장에서 “3년 안에 연매출 1300억원대를 회복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지혜 기자
“매년 600개씩 내놓던 신상품을 절반으로 줄이겠다. 이를 통해 스테디셀러를 만들겠다.” 국내 1위 주얼리업체 제이에스티나의 김유미 대표는 지난 22일 한국경제신문과 취임 후 첫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말했다. 베스트셀러를 기반으로 매년 작은 변화를 주는 명품 브랜드의 전략을 벤치마킹하겠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제이에스티나 창업자인 김기문 전 회장의 장녀다. 제이에스티나는 올해 초 김 대표가 최고경영자(CEO)에 오르며 본격적인 2세 경영에 시동을 걸었다.

그에게 주어진 첫 번째 과제는 매출 회복이다. 최근 몇 년간 온라인 신생 브랜드와의 경쟁이 치열해져 제이에스티나 매출이 줄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해 지난해 960억원대로 줄어든 매출을 3년 안에 1300억원대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선택과 집중’으로 차별화

제이에스티나 "명품처럼 스테디셀러 키우겠다"
제이에스티나는 그동안 연간 600여 개 신제품을 선보여왔다. 비슷한 제품이 많았다. 김 대표는 취임 후 상품 출시 전략부터 바꾸기로 했다. 그는 “신제품 100개를 내놓는 것보다 모두 다 팔리는 10개를 출시하는 게 더 중요하다”며 “명품 브랜드들처럼 스테디셀러를 키우겠다”고 말했다. 제품 수는 줄이되 매장별 제품 전략은 다양화하기로 했다. 각 매장을 찾는 소비자가 원하는 제품과 가격대가 다르기 때문이다. 그는 “장기적으로 온라인용 면세점용 백화점용 상품을 다르게 제작할 계획”이라고 했다.

온라인 판매도 강화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토종 주얼리 1위 브랜드로서 제이에스티나라는 브랜드 인지도와 로열티(고객 충성도)는 높지만 온라인보다 오프라인 의존도가 높은 점은 한계”라며 “온라인 판매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를 제품에 반영하기 위해 20~30대 젊은 직원들과의 소통 강화에도 나섰다. 디자이너와 상품기획자(MD)는 한 층에, 영업, 마케팅, 상품진열기획자(VMD)는 한 공간에 뒀다. 권위적 회의도 없앴다. CEO 방 안에 있던 팀장급 회의 공간을 없애고 따로 벽을 세워 회의실을 새로 냈다. 그는 “회의하러 모이는 데 시간이 걸리고 대화하다가 오해하기도 하고, 일 진행이 더뎠던 문제점이 바로 해결됐다”고 했다.

제이에스티나 매출은 2016년 1702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한 뒤 2017년 1399억원, 2018년 1273억원, 지난해 961억원으로 계속 줄었다. 김 대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1분기엔 실적이 저조했지만 5월 매출(57억원)이 4월(47억원)보다 21% 증가하는 등 실적이 점차 개선되고 있다”며 “올해 경영 효율화를 통한 실적 개선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실무형 CEO로 소통 강화

김 대표는 그동안 실무 경험을 많이 쌓았다. 2013년 MD로 회사에 입사해 사업부장 상품기획본부장 등을 거치면서 실무를 배웠다. 지난해 상품기획본부장 일을 하면서 정구호 디자이너를 부사장으로 영입해 브랜드를 리뉴얼한 데도 김 대표의 강력한 의지가 반영됐다. 그는 “작년 봄에 내년부터 CEO를 맡으라는 얘기를 듣고 난 뒤 브랜드 리뉴얼, 오프라인 매장 정리 등을 추진했다”며 “비효율적인 매장을 정리하고 중국 백화점에서도 철수하는 등 내실을 강화하는 밑작업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올해 초 김 대표가 CEO에 오른 뒤 아버지(김 전 회장)와 삼촌(김기석 전 사장) 모두 경영에서 손을 뗐다. 완벽하게 2세 경영을 시작한 것이다.

김 대표는 “2세 경영인으로서 어깨가 무겁다”고도 했다. 그는 “직원도 소비자도 CEO에게 시간을 주진 않는다”며 “개방적인 마인드로 일할 맛 나는 회사를 만드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