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미국의 ‘실업 쓰나미’가 9주 연속 계속됐다.

미국 노동부는 지난주(5월 10~16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44만 건을 기록했다고 20일(현지시간) 밝혔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가 늘었다는 것은 그만큼 일자리가 줄었다는 의미다. 이는 블룸버그통신이 사전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인 240만 건을 소폭 웃돌았다.

청구 건수는 7주 연속 감소세를 보이며 300만 건 밑으로 떨어지긴 했지만 여전히 유례없는 수준으로 큰 규모라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미 의회가 경기부양책을 쏟아내고, 각 주정부도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취했던 조치들을 완화하며 부분적인 경제 정상화에 나서고 있지만 노동시장의 찬바람은 계속되고 있다.

미 언론들은 최근 9주간 코로나19 여파로 약 3860만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고 평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미국의 신규 실업수당 청구 폭증은 3월 셋째주(330만 건)부터 본격화됐다. 이후 같은 달 넷째주에는 687만 건까지 치솟은 뒤 이후 661만 건(3월 29일~4월 4일), 524만 건(4월 5~11일), 444만 건(4월 12~18일), 384만 건(4월 19~25일), 316만9000건(4월 26일~5월 2일), 269만 건(5월 3~9일) 등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충격은 다른 주요 지표에서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지난 4월 비농업 일자리는 2050만 개 줄었고, 같은 달 실업률은 14.7%였다. 미국의 1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4.8%를 나타냈다.

최근 9주 연속 주당 수백만 건을 기록한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미 노동부가 이를 집계하기 시작한 1967년 이후 최고치 수준이다. 코로나19 사태가 노동시장에 본격적인 충격을 미치기 전인 3월 초까지만 해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22만 건에 불과했다. 그전까지 실업수당 청구 관련 최고기록은 2차 오일쇼크 당시인 1982년 10월의 69만5000건이었다.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는 65만 건까지 늘어난 바 있다.

김정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