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 VVIP고객(왼쪽 세 번째)이 신라호텔에 있는 SNI라운지에서 세무·부동산·금융 등 분야별 전문위원들과 자산관리 상담을 하고 있다.    삼성증권 제공
삼성증권 VVIP고객(왼쪽 세 번째)이 신라호텔에 있는 SNI라운지에서 세무·부동산·금융 등 분야별 전문위원들과 자산관리 상담을 하고 있다. 삼성증권 제공
올 들어 여의도에는 사상 최대 규모의 ‘개미’ 군단이 진격했다. 전례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대규모 개인투자 자금이 증시에 유입된 것이다.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증권사의 시선은 엇갈린다. 여의도에서는 뜻밖의 주식 열풍의 수혜가 삼성증권을 비롯한 극소수 리테일 강자에만 제한됐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큰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만한 자산관리 및 컨설팅 서비스 측면에서 삼성증권 SNI(삼성&인베스트먼트) 서비스의 역량을 기존 증권사가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렵다는 설명이 나오는 배경이다.

동학개미 훈풍 타고 비상한 SNI 서비스

큰손 사로잡은 SNI…자산관리·세무·부동산투자 '토털 솔루션'
삼성증권은 작년 3월, 서울 및 수도권 점포 세 곳에서 고액자산가들에게 제공했던 SNI 서비스를 특화 서비스로 개편해 대상을 전국으로 확대했다. SNI 서비스는 고액자산가들에게 삼성증권이 제공하는 컨설팅을 일컫는다. 이를 통해 삼성증권은 지난해에만 200여 명의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초고액자산가를 유치했다. 1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맡긴 투자자는 3280명에 달했다. 올해 들어서는 초고액자산가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SNI본부를 SNI전략본부로 개편하고, 3개였던 SNI 특화 지점을 6개로 확대했다.

개편 이후의 리테일 실적은 더욱 돋보인다. 삼성증권은 코스피지수가 급락하며 개인투자자가 대거 유입된 지난 3월 한 달 동안에만 31만 개의 신규 계좌가 개설됐다. 이들을 비롯해 30억원 이상의 금융자산을 예치한 초고액자산가 2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들은 인당 평균 37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 2000명의 자산가가 1분기에 주식에 쏟아부은 금액은 362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배 늘었다. 증권업계에서는 고액자산가들이 삼성증권 창구로 증시에 대거 입성하는 이른바 ‘머니무브’가 발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증권은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의 초대형 투자은행(IB) 가운데 리테일 측면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액자산가 비중이 높으면서도 증권가를 휩쓸었던 파생결합증권(DLS) 사태나 라임자산운용 사태도 비껴가면서 고객들의 신뢰를 쌓았다. 증권업계의 대형사들이 대부분 IB사업부문에 몰두할 때 SNI 서비스를 통해 리테일부문의 경쟁력을 가다듬었던 것이 ‘동학개미운동’을 타고 빛을 발했다는 설명이다.

접근성+가업승계 차별화된 서비스

이런 인기의 비결로는 작년 3월을 기점으로 서울 일부 점포에서만 제공하던 SNI 서비스를 전국의 금융자산 30억원 이상 고객으로 확대하면서 지방에 거주하는 초고액자산가의 접근성이 크게 높아진 점을 들 수 있다. 삼성증권은 2000여 명에 이르는 전국 SNI 고객에게 고품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본사의 금융과 세무, 부동산 전문가들로 전담팀을 구성해 방문 컨설팅을 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고액자산가들은 단순히 투자 조언을 넘어 세무와 부동산 관리 등 총체적인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해야 한다”며 “이런 점을 고려했을 때 고액자산가들이 삼성증권으로 쏠리는 현상에 경쟁사가 대응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SNI본부가 진행한 전국 순회 컨설팅만 해도 7000여 건에 달하고, 올해도 고객 1인당 평균 3회 이상의 컨설팅이 제공된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매력 요소로는 지난 3월 증권업계 최초로 설립된 가업승계연구소가 꼽힌다. 가업승계연구소는 SNI 서비스의 일환으로 고액투자자를 대상으로 가업승계에 필요한 복잡한 일련의 과정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국내 금융회사에서 가업승계 컨설팅 및 대출을 제공하는 것은 이미 보편화됐지만, 삼성증권은 이런 일반적인 컨설팅 외에도 회계법인, 거래소 등과 제휴를 통한 승계실행 서비스, 그리고 넥스트 최고경영자(CEO)포럼이라는 이름의 후계자 양성교육 등을 종합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넥스트 CEO포럼을 비롯한 삼성증권의 후계자 양성교육은 자산가의 자녀 등 가업을 승계받을 인력들에게 차세대 CEO로서 갖춰야 할 경영 노하우를 교육하고, 이들이 네트워크를 만들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삼성증권 관계자에 따르면 가업승계연구소는 현재 1년치 교육 예약이 밀려 있을 만큼 투자자에게 인기를 얻었다. 이런 다채로운 자산관리 서비스가 부각되면서 고액자산가 사이에서 SNI 서비스는 입소문을 타고 ‘WM명가’ 삼성증권의 브랜드 가치를 더욱 높였다는 평가다.

사재훈 삼성증권 리테일부문장은 “초고액자산가의 경우 자산관리를 넘어 보유기업의 자금운영, 가업승계와 후계자 양성 등 수요가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다”며 “SNI 서비스는 이런 고객 니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IB와 경영지원 등 사내 조직뿐 아니라 법무법인 등 특화된 역량을 갖춘 외부 조직과도 협업을 강화해 입체적인 리테일 영업 솔루션을 만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