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화센터 8년 진통 끝 개관…"탈북민-지역주민 소통 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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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서구에 '둥지'…'탈북민 3만명 시대' 발맞춘 문화소통 공간
"탈북민-주민 간 마음의 거리 좁혀야…생활밀착형 강좌·상담 제공"
올해 3월 기준 국내에 정착한 탈북민은 3만1천여 명. 근년 들어 그 수가 줄긴 했지만, 작년에도 1천 명가량의 탈북민이 우리 사회에 새롭게 편입됐다.
상당수 탈북민은 국내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며 비교적 만족스러운 제2의 삶을 살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사회적 편견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2월 남북하나재단이 탈북민 3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 북한이탈주민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15.4%는 '남한 생활이 불만족스러운 주된 이유'로 '사회적 차별·편견'을 꼽았다.
그동안 탈북민의 안정적인 정착과 경제적 자활을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탈북민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8년간의 진통 끝에 마침내 문을 여는 남북통합문화센터는 이런 상황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반영돼 있다.
12일 찾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의 남북통합문화센터는 겉보기에는 일반적인 지역문화센터와 다르지 않아 보였다.
지상 7층, 지하 2층 규모의 건물은 대형 냉장고와 여러 조리 도구를 갖춘 요리교실은 물론 벽면을 거울로 감싸고 탁구대를 설치한 체력단련실, 음악실 등 각종 활동실로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그중에서도 4층에 위치한 '상담센터 마음숲'이 눈길을 끌었다.
푹신한 의자가 원형으로 놓인 집단 상담실은 탈북민과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생애나눔대화'가 진행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아이들도 여러 인형과 장난감으로 아늑하게 꾸민 아동용 심리안정실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탈북민의 단편영화나 유튜브 제작 등 문화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지역 주민과 동아리, 봉사활동 조직도 센터가 담당할 역할이다.
이종주 통일부 인도협력국장은 "보통 지역문화센터에서 제공하는 요리 강좌나 노래 교실, 탁구 활동 등 생활밀착형 강좌들을 볼 수 있다"며 "탈북민과 지역주민이 같이 (프로그램을) 듣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금까지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지만, 탈북민과 국민 간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데 여러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문화를 매개로 주민과 탈북민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기회를 누릴 공간이 있으면 어떨까 해서 남북통합문화센터를 만들게 됐다"고 소개했다.
남북통합문화센터 건립 사업은 탈북민과 지역주민 간의 소통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출발했지만,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탈북민 지원 시설을 일종의 혐오 시설로 인식하며 강하게 반발하는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는 것이 최대 난제였다.
이 국장은 "당초 (센터 건립) 필요성이 제기된 게 2012년인데 8년이 지난 2020년에 와서야 문을 열게 됐다"며 "문화시설인데도 탈북민 관련 시설은 주민 반대가 많아 지역 주민 설득 과정이 상당히 길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이 센터 운영위원회에 직접 참가해 프로그램 개발을 논의하는 등 설득을 거친 결과 지금은 외려 주민들도 센터 개관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특히 장난감대여소와 어린이도서관 등 아동들이 즐길 수 있는 시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기대가 크다.
다만 센터가 위치한 마곡지구가 서울 시내 다른 지역에 비해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가, 탈북민들이 모일만한 특별한 유인 요소도 많지 않아 자칫 '지역주민만을 위한 센터'로 전락하기 쉽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국장은 "탈북민들이 지속적으로 이 공간을 찾도록 하는 게 통일부로서도 과제"라며 탈북민 관련 민간단체 및 하나센터 등과 협력해 탈북민 대상으로 이동 편의를 제공하는 등 대응 방안을 고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준공된 남북통합문화센터는 당초 올해 3월 개관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지금까지 미뤄졌다.
13일 열리는 개관식 역시 온라인에서 진행된다.
이 국장은 "계속 운영해보면서 이 센터가 지속가능한 사회통합 모델로 자리 잡게 되면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탈북민-주민 간 마음의 거리 좁혀야…생활밀착형 강좌·상담 제공"

상당수 탈북민은 국내에 안정적으로 정착하며 비교적 만족스러운 제2의 삶을 살고 있지만, 보이지 않는 사회적 편견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지난 2월 남북하나재단이 탈북민 3천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9 북한이탈주민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 중 15.4%는 '남한 생활이 불만족스러운 주된 이유'로 '사회적 차별·편견'을 꼽았다.
그동안 탈북민의 안정적인 정착과 경제적 자활을 돕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앞으로는 탈북민을 적극적으로 수용할 수 있는 사회적 공감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8년간의 진통 끝에 마침내 문을 여는 남북통합문화센터는 이런 상황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반영돼 있다.
12일 찾은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의 남북통합문화센터는 겉보기에는 일반적인 지역문화센터와 다르지 않아 보였다.
지상 7층, 지하 2층 규모의 건물은 대형 냉장고와 여러 조리 도구를 갖춘 요리교실은 물론 벽면을 거울로 감싸고 탁구대를 설치한 체력단련실, 음악실 등 각종 활동실로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푹신한 의자가 원형으로 놓인 집단 상담실은 탈북민과 지역주민이 함께하는 '생애나눔대화'가 진행될 수 있도록 꾸며졌다.
아이들도 여러 인형과 장난감으로 아늑하게 꾸민 아동용 심리안정실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탈북민의 단편영화나 유튜브 제작 등 문화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지역 주민과 동아리, 봉사활동 조직도 센터가 담당할 역할이다.
이종주 통일부 인도협력국장은 "보통 지역문화센터에서 제공하는 요리 강좌나 노래 교실, 탁구 활동 등 생활밀착형 강좌들을 볼 수 있다"며 "탈북민과 지역주민이 같이 (프로그램을) 듣는 것이 차이점"이라고 설명했다.
또 "지금까지 다양한 정책을 추진했지만, 탈북민과 국민 간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데 여러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문화를 매개로 주민과 탈북민이 자연스럽게 어울릴 기회를 누릴 공간이 있으면 어떨까 해서 남북통합문화센터를 만들게 됐다"고 소개했다.
남북통합문화센터 건립 사업은 탈북민과 지역주민 간의 소통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기대감을 안고 출발했지만, 우여곡절도 적지 않았다.
무엇보다 탈북민 지원 시설을 일종의 혐오 시설로 인식하며 강하게 반발하는 지역 주민들을 설득하는 것이 최대 난제였다.
이 국장은 "당초 (센터 건립) 필요성이 제기된 게 2012년인데 8년이 지난 2020년에 와서야 문을 열게 됐다"며 "문화시설인데도 탈북민 관련 시설은 주민 반대가 많아 지역 주민 설득 과정이 상당히 길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이 센터 운영위원회에 직접 참가해 프로그램 개발을 논의하는 등 설득을 거친 결과 지금은 외려 주민들도 센터 개관을 기다리고 있다고 한다.
특히 장난감대여소와 어린이도서관 등 아동들이 즐길 수 있는 시설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기대가 크다.
다만 센터가 위치한 마곡지구가 서울 시내 다른 지역에 비해 교통 접근성이 떨어지는 데다가, 탈북민들이 모일만한 특별한 유인 요소도 많지 않아 자칫 '지역주민만을 위한 센터'로 전락하기 쉽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국장은 "탈북민들이 지속적으로 이 공간을 찾도록 하는 게 통일부로서도 과제"라며 탈북민 관련 민간단체 및 하나센터 등과 협력해 탈북민 대상으로 이동 편의를 제공하는 등 대응 방안을 고심하겠다고 밝혔다.

13일 열리는 개관식 역시 온라인에서 진행된다.
이 국장은 "계속 운영해보면서 이 센터가 지속가능한 사회통합 모델로 자리 잡게 되면 다른 지역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