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 환자가 지구상에 존재하지 못하도록 이 병을 분석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뇌를 기증하기로 했습니다" 13년째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경남 진주의 한 서점 대표가 자신의 뇌를 파킨슨병 연구에 활용해달라고 기증 약속을 한 사실이 알려져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진주시에서 유명한 헌책방으로 알려진 '소문난서점' 대표 이무웅(76) 씨다.
이 씨는 지난해 9월 뇌 기증 신청을 한 뒤 수차례 검사를 받고 지난달 24일 부산대병원 뇌 은행에 자신의 뇌를 사후기증하겠다는 등록절차를 마무리했다고 8일 밝혔다.
그는 "2007년 왼손이 간헐적으로 떨리고 발이 뒤틀리는 증상이 있어 검사를 받아보니 파킨슨병 진단을 받았다"며 "평소 술과 담배를 하지 않아 억지로 버텨보려고 했지만 계속 안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왜 하필이면 이 병이 나한테 발병했을까 하는 생각도 들고, 옷 입을 때나 보행할 때는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파킨슨병이 알려진 지 100년이 넘었는데 치료 약을 못 만드는 것을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며 "내가 희생해서라도 불치병이 대중 속으로 파고들지 못하도록 해야겠다는 심정으로 뇌 기증을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 씨는 불편한 몸인데도 여전히 왕성한 활동을 하는 편이다.
최근까지도 수필을 쓰고, 고서적을 수집하는 일도 이어가고 있다.
60만권이 넘는 그의 서점에는 전국에서 고서적을 구하려고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
이 씨는 "몸은 불편하지만, 여력이 되는 한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며 남다른 지역 사랑과 의료 발전을 기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