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용인에서 20대 남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해외 환자와의 연결고리가 없는 국내 지역감염 환자다. 이 환자는 지난 1일 밤부터 2일 새벽까지 서울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클럽과 주점 다섯 곳을 돌아다닌 것으로 드러났다. 이 환자의 접촉자 한 명도 확진 판정을 받아 방역당국은 추가 확산을 막기 위해 다른 접촉자를 파악하고 있다.

밤새 이태원 클럽·술집 누빈 20대 확진자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지난 6일 국내 코로나19 환자가 4명 늘어난 1만810명이라고 7일 발표했다. 한 명은 지역사회 활동을 하다 감염된 지역감염자다. 3명은 해외 유입 환자다. 해외가 아닌 국내에서 감염된 환자가 확인된 것은 3일 발표 이후 나흘 만이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6일 경기도에서 확진된 지역사회 발생 환자의 접촉자 한 명이 7일 추가 확진됐다”고 말했다. 아직 확진자 집계에 포함되지는 않았지만, 지역감염자가 또 한 명 발생했다는 의미다. 이 환자는 8일 집계에 포함된다.

6일 국내에서 확진 판정을 받은 A씨(29)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의 한 소프트웨어 업체에 다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용인시에 따르면 A씨는 증상이 생기기 이틀 전인 지난달 30일부터 확진 판정을 받은 이달 6일까지 서울과 경기 용인, 성남, 수원 등을 오갔다.

서울 용산구가 7일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A씨의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A씨는 1일 오후 11시께부터 주점 ‘술판’에 머물다가 인근 편의점을 찾은 뒤 클럽 ‘킹클럽’과 주점 ‘트렁크’에 들렀다. 이후 용산구가 이름을 밝히지 않은 한 클럽에서 10분간 머문 뒤 다시 ‘킹클럽’을 찾았다. ‘킹클럽’에서 나온 A씨는 주점 ‘퀸’에서 15분간 머무른 뒤 2일 오전 4시께 택시를 타고 용인의 자택으로 귀가했다.

전문가들은 A씨가 2일부터 39도가 넘는 발열과 설사 증상을 나타낸 것으로 보아 밀폐된 클럽에서 코로나19가 전파됐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A씨는 코로나19 증상을 호소한 뒤 수원시 연무동의 조은이비인후과를 두 차례 방문했는데 당시에는 마스크를 썼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파악된 A씨의 접촉자는 57명이다. 이 중 한 명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경기 안양 평촌에서 부모와 함께 사는 31세 남성 B씨다. B씨는 7일 무증상 상태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권 부본부장은 “환자가 발생하면 최대한 이른 시기에 전체 접촉자 90% 가까이를 찾아야 추가 확산을 막을 수 있다”며 “이른 시간 안에 접촉자를 찾겠다”고 말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