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강화 제주도 산하 공공시설 문닫고 국립 시설 문열어 '들쑥날쑥'
생활체육인 민원분출 "두달 넘게 운동 못해"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방역? 제주도민 "어느 장단에 맞추리오"
"박물관은 문 열고 도서관, 미술관은 문 닫고, 어느 곳에 가고 어느 곳엔 가지 말아야 할지 도무지 알 수가 없어요.

"
관광객 등 유동인구가 늘기 시작하면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강화하려고 제주도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19일까지 2주일 연장했으나 정부의 완화된 방역 조치와 병행하는 바람에 도민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제주도가 사회적 거리 두기를 19일까지 연장해 휴관에 들어갔다는 설문대여성문화센터는 8일부터 예술단체 발굴 및 지원을 위해 '에뜨왈, 나의 정원전'을 연다.

설문대여성문화센터는 이미 공연장 대관을 시작했다.

센터 관계자는 "일반 교육 등 센터 자체 운영은 하지 않고 있지만 문화 단체의 요구에 따라 전시실과 공연장은 대관해 주고 있다"며 "대관을 요청하는 문화단체들의 요구를 강제로 막을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제주도립미술관과 현대미술관, 김창열미술관, 이중섭미술관은 휴관하고 있다.

박물관들도 국립 시설 등은 운영을 시작했지만 제주도 산하 등은 여전히 휴관 중이다.

국립제주박물관은 6일부터 운영을 시작했다.

다만 사전 예약으로 시간당 100명만 받고 있다.

그러나 민속자연사박물관, 산악박물관, 제주추사관, 국제평화센터 등은 여전히 휴관 중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방역? 제주도민 "어느 장단에 맞추리오"
장기간 문을 닫는 체육시설로 인해 불편하다는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제주종합경기장 내 시설과 공공 테니스장 등이 휴장하면서 생활 체육인들은 마땅히 갈 곳이 없어졌다.

도내 테니스 동호인 A씨는 "코로나19로 인해 테니스장이 폐쇄되면서 두달 넘게 운동을 하지 못하고 있다.

도에서 도민 안전을 위해 관광객 입도 제한은 하지 않고 오히려 도민만 이용하는 체육시설을 막는 행태는 억지스러운 느낌"이라고 말했다.

그는 "도내 공공시설을 개방하되 관광객 말고 도민만 이용하도록 조치했으면 한다.

관광산업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이로 인해 도민 복지는 뒷전으로 밀려난 것 같다"고 하소연했다.

제주도 산하의 체육시설들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운영을 중단했지만 사설 체육시설들은 영업을 위해 정부 지침에 따라 생활 방역 차원에서 문을 열어 운영하고 있고, 정부가 등교 수업을 고3 학생들부터 13일 시작하면서 교육 관련 시설들도 차례로 문을 열고 있다.

레저활동과 교육을 위해 고비용 부담이 생기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축구 등 단체 경기를 하는 학교운동부는 장기간 단체훈련을 못해온 데다 순차적 등교 수업 방침으로 교내 체육시설에서는 학년별로 운동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축구경기장 등 공공 체육시설이 당장 문을 열지 않으면 학생들은 단체훈련을 2주간 더 못하게 된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제주지부는 7일 성명을 내 "축구의 경우 시합에 나가려면 인원이 18명가량은 필요한데, 순차적 등교 수업 방침으로 교내에서는 학년별 훈련을 할 수 밖에 없어 학교운동부 특성에 맞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기간 단체훈련을 전혀 못하다 보니 실전감각과 체력이 떨어져 막상 대회가 시작되면 학생들의 부상 위험이 높다"며 도교육청에 구체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야외 활동도 한라산과 각 오름 등에는 동호인과 관광객들의 발길이 연일 이어지고 있지만 야외 활동 시에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 관리에는 손을 놓고 있는 게 현실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생활방역? 제주도민 "어느 장단에 맞추리오"
도가 많은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지 않도록 각종 축제와 행사 개최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방침을 유지하고 있지만, 7일부터 제주축협 가축시장은 재개장했다.

제주시는 코로나19 예방차 지난 2월 가축시장을 임시 휴장했으나 휴장 기간이 길어지면서 출하 지연에 따른 경영비 증가로 농가 부담이 켜져 보다 이른 시일 내 가축시장 개장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이용자가 발열·호흡기 증상이 있거나 국외 여행 이력 등이 있으면 참여를 제한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6일부터 19일까지 사회적 거리 두기를 연장했다.

이에 따라 도 및 도교육청 산하로 운영하는 도서관 66개소, 체육관 269개소, 공연장 7개소, 관광지 29개소에 대해 휴관을 연장했다.

반면 정부는 6일부터 사회적 거리 두기에서 완화한 생활 방역에 들어가면서 정부 산하의 국립 시설 등 일부 시설들은 문을 열게 됐다.

이로 인해 같은 제주 권역에 있는 각 시설이 운영이 들쑥날쑥해졌다.

도 관계자는 "지난 황금연휴 기간 제주에 관광객이 19만명 이상 다녀갔고 관광객이 점차 느는 추세에서 불편이 따르더라도 방역을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해 운영에 들어간 각종 종교시설 및 생활 시설, 놀이 시설에 대한 방역 점검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