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 먹고 크는 NPL시장…빛 보는 하나F&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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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융, 자본확충 등 지원
코로나 쇼크에도 흔들리지 않아
신평사들, 신용등급 상향 저울질
부동산업황 따라 등급 달라질 듯
코로나 쇼크에도 흔들리지 않아
신평사들, 신용등급 상향 저울질
부동산업황 따라 등급 달라질 듯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기업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하나F&I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평가한 뒤 A-를 부여했다. 기존에 달려 있던 ‘긍정적’ 등급전망도 그대로 유지했다. 하나F&I의 신용등급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올 들어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급감과 수익성 악화로 상당수 기업들의 등급전망이 줄줄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같은 업종 내에서도 하나F&I의 신용도 전망은 단연 돋보인다. 국내 최대 NPL 투자회사인 유암코(연합자산관리)는 ‘부정적’ 등급전망을 달고 있다. 유암코는 AA의 신용등급을 갖고 있지만 최근 NPL보다 기업구조조정 투자자산이 빠르게 증가하면서 수익 변동성이 커진 상태다. NPL 시장의 또 다른 경쟁사인 대신F&I는 A 신용등급을 갖고 있으며 등급전망은 ‘안정적’이다. 개발사업 진행에 따른 재무부담 확대로 신용평가사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


수익성은 개선되고 있다. 하나F&I는 기존 캐피털 자산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대손부담에 억눌렸다. 이에 따라 오랫동안 총자산순이익률(ROA)이 0%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했다. 하지만 2017년부터 대손부담이 줄고 NPL 투자 수익이 증가하면서 ROA는 1%대로 올라왔다. 나이스신용평가는 국내 경기 둔화와 가계부채 부담 증가 등으로 인해 올해 지방은행을 중심으로 NPL이 증가할 수 있다고 봤다. NPL 시장 규모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에 비해선 줄었지만 4조원대 초반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나금융이라는 ‘후광’도 하나F&I의 신용도를 뒷받침하고 있다. 신용평가사들은 하나금융 내 하나F&I의 중요도와 통합도를 감안할 때 유사시 지원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하나금융의 손자회사였던 하나F&I는 지난해 말 하나금융의 자회사(지분율 99.7%)로 편입됐다.
NPL 시장이 불황을 먹고 큰다지만 코로나19가 하나F&I에 긍정적으로만 작용하는 건 아니다. 경제주체의 부실률이 높아지면 NPL 발생량도 늘어난다. 하지만 NPL의 주요 담보물인 부동산 업황에 따라 회수율과 회수 속도는 크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 같은 불확실성에도 하나F&I의 유동성 대응능력은 좋은 편이다. 지난해 말 기준 총 차입부채는 8100억원 정도인데 이 중 1년 이내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 비중은 약 34.6%(2800억원)다. 하나은행의 신용공여 한도(약 1600억원)와 현금보유액(600억원), 1년 안에 회수 가능한 자산(4485억원)까지 감안하면 유동성은 충분하다는 평가다.
황보창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단기성 차입부채가 원활하게 차환되고 자산 회수율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면 하나F&I의 신용등급 상향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