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대본, 코로나19 어린이 특집 브리핑…화상 질문에 정은경 본부장 등 전문가 답변
"어떤 공부해야 질본에서 일할 수 있나요?"…"기회는 무궁무진, 같이 일하길 기대"


"친구들과 생일파티를 하면 안 되나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는 얼마나 작은가요?", "코로나19에 걸리면 수술해야 하나요?", "우리가 코로나19에 걸릴 확률이 어른보다 낮을까요?"
29일 오후 2시 10분. 매일 긴장감이 흐르던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정례 브리핑장에 모처럼 훈훈한 기운이 돌았다.

어린이의 낭랑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고, 간간이 웃음이 새어 나왔다.

이 브리핑은 어린이 특집으로 약 45분간 진행됐다.

방대본이 어린이 주간(5월 1∼7일)을 앞두고 기획한 이색 행사다.

코로나19에 대한 어린이의 궁금증을 해소하기 위해, 미리 녹화된 영상으로 질문을 받았다.

정은경 방대본부장과 서울대 의대 최은화 교수, 성균관대 의대 김예진 교수가 자리해 하나씩 질문에 답했다.

방대본 관계자는 "어린이를 직접 초대하고 싶었지만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이라 취합된 질문에 대해 질병관리본부 국민소통단 자녀들이 대신 녹화해줬다"고 설명했다.

평소 딱딱하고 전문적인 용어로 채워졌던 브리핑은 다소 엉뚱하거나 소소해 보이지만, 묵직하면서도 누구나 궁금해할 법한 '날카로운' 질문들로 채워졌다.

코로나19와 싸우는 지난 100일간 흰머리가 부쩍 늘고 얼굴이 수척해졌던 정 본부장도 어린이의 질문에 간혹 웃음을 보이면서도 이내 진지한 얼굴로 답했다.

"친구가 코로나19에 걸렸었다는데 친구와 가까이 지내면 안 되나요?"란 질문에 그는 '위로'를 당부했다.

정 본부장은 "친구가 코로나19에 감염된 건 안타까운 일이긴 합니다.

하지만 보건소나 병원에서 그 친구가 감염력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퇴원을 시켜요.

(친구를) 왕따 시키거나 따돌림하지 말고, 위로하고 따뜻하게 맞아주는 게 필요해요.

그런 마음을 꼭 가져주기 바랍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가장 힘들었던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매 순간이 어려웠던 것 같다"고 소회를 풀어내기도 했다.

그는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새로운 바이러스가, 처음에는 어떻게 전염됐는지 누가 위험한지, 전염되면 어떤 증상까지 생길 수 있는지, 어떻게 관리를 해야 하는지를 몰랐기 때문에 지침을 만들고 뭔가를 결정해야 했다"며 이같이 답했다.

정 본부장을 롤모델처럼 제시한 질문도 있었다.

"어떻게 하면 질병관리하는 본부장님 같은 사람이 될 수 있을까요? 어떤 공부를 해야 질병관리본부에서 일할 수 있나요?"란 물음이었다.

정 본부장은 먼저 "학생이 질본에서 일하고 싶다고 얘기해줘서 정말 고맙고 뿌듯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운을 뗐다.

그는 질본에는 의료인과 바이러스 전공자, 통계분석가, 행정전문가 등이 같이 일한다며 "어떤 공부를 하더라도 질본에서 일할 기회는 무궁무진하고 다양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다음에 꼭 질본에 와서 같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다,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리핑은 유튜브로도 생중계됐다.

채팅창에는 '훈훈하다', '보기 좋다'는 반응과 함께 실시간 질문도 올라왔다.

"두 달 넘게 집밖에 못 나가고 있는데 잠깐이라도 나가서 산책하고 씽씽이를 타도될까요?" 6살 승윤이의 질문에 최은화 교수는 "여러 사람이 밀집된 닫혀있는 공간이 오히려 건강하지 않은 공간"이라고 말해줬다.

최 교수는 "야외인 경우 밀집되지 않은 공간에 나 혼자 나갔을 때는 가능하다(괜찮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