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법서 항소심 변론…1심은 "서산 부석사에 소유권"
불상·결연문 진위여부와 불상 제작연도 쟁점될 듯
한일 분쟁 '금동불상 소유권 재판' 10개월 만에 재개
절도범들에 의해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온 고려 시대 금동관음보살좌상의 제자리 찾기 재판이 재개됐다.

대전고법 민사1부(권혁중 부장판사)는 28일 오전 11시 30분 315호 법정에서 충남 서산의 대한불교 조계종 부석사가 국가(대한민국)를 상대로 낸 유체동산 인도 항소심 공판을 열었다.

지난해 6월 25일 변론준비 절차를 마무리한 지 10개월 만이다.

이 재판은 "불상을 원고에게 인도하라"며 부석사 측 손을 들어준 2017년 1월 26일 1심 선고 이후 피고 항소로 3년째 진행 중이다.

일본 측 문서 답신이 지체돼 그간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졌다.

지난해의 경우 1월 8일과 6월 25일 단 두 차례 서류 검토 정도만 이뤄졌다.

그간 재판부 구성이 바뀌고, 검찰 측 소송대리인(검사·공익법무관)도 6명 이상 교체됐다.
한일 분쟁 '금동불상 소유권 재판' 10개월 만에 재개
재판 대상 불상은 한국인 절도범들이 2012년 10월 일본 쓰시마섬 관음사에서 훔쳐 국내로 들여왔다.

부석사 측은 불상 안에서 발견된 결연문(신도 불심을 담는 복장 기록물)을 증거로 "왜구에게 약탈당한 것이 확실한 만큼 우리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결연문에는 '1330년경 서주에 있는 사찰에 봉안하려고 이 불상을 제작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다.

서주는 서산의 고려시대 명칭이다.

1심은 이 결연문과 역사서 등을 토대로 부석사 주장에 근거가 있다고 봤다.

이 판결 이후 일본은 외교채널을 통해 우리 정부에 유감과 항의의 뜻을 표하며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항소심 공판에서 재판부는 불상과 결연문 진품 여부를 가리기 위해 앞으로 열리는 재판에서 원고와 피고 측 추천 전문가들을 불러 법리적 쟁점을 정리하기로 했다.

또 불상 시료를 채취해 정확한 제작연도를 파악할 계획이다.

부석사 전 주지인 원우 스님은 "재판이 시작된 지 5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면서 "재판부에서 빠르게 판결을 내기 위한 의지를 보인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에 있는 불상은 산화 방지처리가 되지 않은 상태"라며 "녹이 슬고 있는 불상을 보호할 수 있도록 신속히 판결이 확정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다음 공판은 6월 9일에 진행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