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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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루킹’과 불법 여론조작을 공모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경수 경남지사의 항소심이 약 한 달만에 재개됐다. 재판부가 이날 검찰과 김 지사측 모두 프레젠테이션(PT) 변론을 진행하도록 한 만큼, 이전 재판부의 잠정결론을 그대로 갖고가진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전 항소심 재판장인 차문호 부장판사는 2016년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회가 있었고 김 지사도 이에 참여했다고 결론내린 바 있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함상훈)는 27일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김 지사의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은 지난 공판 때 예고한대로 검찰과 변호인 양측의 프레젠테이션이 이어졌다. 검찰은 김 지사와 드루킹 김동원씨 간의 공모관계를 입증하려 했고 김 지사 측은 이를 부인하면서 양측이 다시 한번 법정서 치열하게 맞붙었다.

검찰은 김 지사가 온라인 영향력 때문에 드루킹을 만났고, 그에게 특정 기사를 전송했으며 관련 댓글 작업도 꼼꼼히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드루킹은 다른 사람들은 내보내고 피고인에게 ‘킹크랩’에 대해 설명했다"며 "둘 사이의 대화를 보면 드루킹은 마치 대기하고 있던 것처럼 피고인이 보낸 글에 '처리하겠습니다'라고만 답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변호인은 김 지사와 드루킹 간의 공모관계는 없었고 시연회 참석 역시 없었다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김 지사는 드루킹 등과 공모해 2016년부터 2018년까지 포털 기사에 달린 댓글 여론을 조작하고 드루킹 측근에게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 등을 받는다. 김 지사는 1심에서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에 대해 징역 2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그러나 2심 재판을 받던 지난해 4월 보석으로 석방됐다.

이날 짙은 남색 정장을 입고 법정에 출석한 김 지사는 "그동안 재판에 성실하게 임해왔다"며 "재개된 재판에서도 최선을 다해 진실을 밝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