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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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에도 '각자도생(자기 살길을 도모함)'한 기업들이 올 1분기 우수한 성적표를 받았다. 다만 기업의 가치를 반영하는 주가는 엇갈린 모습이다.

◆'각자도생' 기업들, 코로나19 딛고 호실적 달성

23일 업계에 따르면 NAVER는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1분기 실적을 냈다. NAVER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6% 늘어난 1조732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7.4% 증가한 2215억원, 순이익은 54% 급증한 1349억원이다.

증권가에서 최근 1개월간 추정한 NAVER의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보다 7%가량 쪼그라든 1906억원이었다. 코로나19가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였다.

하지만 NAVER는 보기 좋게 시장의 전망을 깨버렸다. 매출별로 1분기 광고부문 코로나19의 영향을 받았지만, 재택근무 등으로 온라인 쇼핑 수요가 확대되면서 비즈니스플랫폼 부문(7497억원)이 선방했다. 네이버페이 결제액 증가로 정보기술(IT)플랫폼 부문도 큰 폭 늘었다. 웹툰의 성장으로 콘텐츠서비스 부문도 선전했다.

화장품 업체인 LG생활건강도 호실적을 냈다. LG생활건강의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은 1.2% 늘어난 1조8964억원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6% 뛴 3337억원, 순이익은 3.7% 증가한 2342억원을 냈다.

주요 사업인 화장품 사업은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반대로 수요가 늘어난 생활용품 사업이 실적을 견인했다. 생활용품 사업 부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4% 성장했는데 핸드 새니타이저 겔(에탄올) 핸드워시 물티슈 등 위생용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서다.

반도체 회사인 SK하이닉스도 순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SK하이닉스의 1분기 매출은 지난 분기보다 4% 늘어난 7조198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39.1% 폭증한 8003억원, 순이익은 6490억원으로 전분기 –1182억원에서 흑자전환했다.

코로나19 여파로 D램 모바일 고객 수요는 줄었지만,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 등 데이터기업들의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늘어나면서 SK하이닉스의 실적을 개선시켰다. 우호적인 환율 효과도 한 몫 했다는 설명이다.

◆희비 엇갈린 주가…NAVER·LG생활건강↑·SK하이닉스↓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했지만 이들 기업의 가치를 반영하는 주가는 희비가 엇갈렸다.

유가증권시장에서 LG생활건강은 전날보다 10만7000원(8.0%) 오른 144만4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NAVER도 같은 기간 8000원(4.4%) 뛴 19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전날보다 1300원(1.5%) 내린 8만2600원을 기록했다. 그간 호실적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돼다 이날 실적을 확인하고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졌다.

이송렬/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