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국내 대기업들이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중국 인도 등 특정 지역에 몰려 있는 공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한 달 이상 멈춰서면서 생산과 판매 등에 막대한 차질을 겪어서다.

삼성 관계자는 22일 “그룹의 싱크탱크 역할을 하는 삼성경제연구소가 전반적인 SCM 개편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생산시설을 특정 지역에 몰아놓는 게 바람직한지, 또 개선방안은 뭔지 들여다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LG 역시 구광모 회장이 “안정적 부품 공급망 구축을 위해 생산전략을 재점검하라”고 강조함에 따라 LG경제연구원 등이 SCM 전략을 다시 짜고 있다. 현대차 역시 부품 조달 다변화를 검토하고 있다. SCM은 부품 조달, 생산, 유통 등 전 과정을 연계해 최적화하는 경영시스템이다. 지금까지는 중국 등 저비용 국가에 공장을 집중해 대규모로 생산하는 것이 효율적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퍼지면서 지역 단위로 공장이 줄줄이 셧다운(일시 가동중단)되자 위험 관리에 부적합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대기업들은 생산지 다변화와 지역블록화도 검토하고 있다. 비용이 더 들더라도 생산지역을 분산하는 동시에 북미 서유럽 등으로 블록을 나눠 지역 안에서 부품 조달, 생산, 물류 등을 한 번에 해결하는 것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