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대 총선에서 야당들의 의석수가 크게 줄어들면서 의원뿐 아니라 의원을 보좌하던 보좌진도 일자리에 ‘비상’이 걸렸다.

제1야당인 미래통합당은 지난 총선에 비해 의석수가 20석가량 줄었다. 20대 총선에서는 전신인 새누리당이 122석을 얻었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비례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을 포함하더라도 103석밖에 얻지 못했다. 국회의원 한 명당 9~10명의 보좌진이 있는 걸 고려하면 200여 개의 일자리가 줄어드는 셈이다. 새로 국회에 입성하는 지역구, 비례대표 의원들은 이미 ‘측근’이 있어 이들을 보좌진으로 기용할 가능성이 크다.

비서관 A씨는 모시던 의원이 공천에서 떨어진 뒤 당내 다른 후보의 선거운동을 지원했다. 하지만 그가 돕던 의원까지 낙선해 당장 갈 곳이 없어졌다. A씨는 “이번엔 워낙 자리가 없어 ‘의원은 떠나도 보좌진은 남는다’는 이 세계의 공식이 통하지 않게 됐다”며 “새로 들어오는 의원실 책상에 이력서만 30~40개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수도권 낙선 의원의 보좌진인 비서관 B씨는 “국회에서 일한 지 10년이 다 돼가지만 이런 구직난은 다들 처음이라 말 그대로 ‘멘붕 상태’”라며 “그렇다고 더불어민주당으로 가기도 모호하다”고 말했다.

20대 총선에서 의석수가 20석이던 민생당은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단 한 석도 얻지 못하며 일자리가 모두 사라졌다. 민생당의 한 의원은 “그동안 열심히 일해온 보좌진을 챙기지 못하게 돼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