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가 출시한 준중형 세단 올 뉴 아반떼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현대차가 출시한 준중형 세단 올 뉴 아반떼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세단 65만 vs SUV 57만'

지난해 판매된 세단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판매량 차이다.

세단 판매량은 지속 감소해서 연간 64만대 수준까지 내려왔다. 반면 SUV 판매량 증가세는 가팔랐다. SUV가 연간 판매량에서 '전통의 강호' 세단을 올해 제칠 것이라는 전망은 확신에 가깝다.

세단 시장은 판매량 감소로 소형 세단 전기차인 쉐보레 볼트 EV를 제외하면 모두 단종됐다. 쏘나타, K5 등 현대 기아차의 인기차종을 제외하면 중형 이하 세단 시장의 차종 감소 추세는 뚜렷하다.

◇ 올 뉴 아반떼…소형 SUV는 잊어라

소형·준중형 SUV가 인기를 더하는 시점에서 현대차가 준중형 세단인 7세대 아반떼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을 내놨다. 지난 8일 시승한 신형 올 뉴 아반떼는 소형 SUV와 다른 세단의 매력을 일깨워주기 충분한 모델이었다.

'세단 65만 vs SUV 57만'. SUV가 세단의 판매량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올해, 다 바뀐 아반떼가 세단의 자존심을 방어할, 특이점 같은 차량이 될지 주목된다.

시승 차량은 가솔린 1.6 인스퍼레이션 트림 풀옵션 모델이다. 신형 아반떼는 전장·전폭·전고가 4650·1825·1420mm인 준중형 세단이다. 축간거리는 2720mm를 갖췄다. 현대차의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해 전작 대비 무게중심이 낮아지면서 실내공간은 넓어진 것이 특징이다. 10년 전 중형 세단인 NF쏘나타와 비교해도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운전자 중심 구조를 갖춘 올 뉴 아반떼 앞좌석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운전자 중심 구조를 갖춘 올 뉴 아반떼 앞좌석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외관은 전작에 비해 크게 개선됐다. 여전히 삼각형을 활용해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 그릴’과 헤드램프 등 과감한 디자인을 시도했지만 부담스럽진 않다. 측면부 캐릭터라인과 H로고를 형상화한 후면부는 스포티한 느낌을 더해준다.

실내는 도어부터 센터콘솔까지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운전자 중심의 구조를 갖췄다. 10.25인치 클러스터와 운전자 방향으로 기울어진 10.25인치 내비게이션은 하나로 이어진 것 같은 느낌도 낸다. 덕분에 운전석에 앉아 여러 기능을 사용하기 편리했다.

조수석과 뒷좌석 디자인은 전체적으로 깔끔한 디자인을 하고 있었다. 성인 남성이 앉기에 불편함 없는 공간도 확보했는데, 공간 활용성을 조금이라도 더 높이고자 암레스트 높이를 낮춘 것이 인상적이었다. 낮은 전고 탓에 뒷좌석에 앉으면 머리가 닿을까 우려했는데, 헤드룸 공간을 파놓은 덕에 불편이 없었다.

◇ 스마트 크루즈컨트롤 등 첨단 안전 사양
올 뉴 아반떼 주행 모습. 사진=현대차
올 뉴 아반떼 주행 모습. 사진=현대차
본격적인 시승에 들어가자 신형 아반떼는 제법 경쾌한 주행감을 선보였다. 7세대 아반떼는 최고출력 123마력에 최대토크 15.7kgf.m의 동력성능을 낸다. 힘에서는 다소 부족함이 느껴졌지만, 공차중량이 1185~1245kg일 정도로 차량이 가볍고 조향도 매끄러운 덕에 운전하며 답답함을 느끼지 않을 수 있었다. 엔진 소음이나 노면 진동 등은 거의 없었고 풍절음도 준수하게 억제됐다.
올 뉴 아반떼 실내외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올 뉴 아반떼 실내외 모습. 사진=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속도보다 안정감에 무게를 둔다면 아반떼는 꽤 매력적인 선택지가 된다. 신형 아반떼에는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NSCC)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 △차로 유지 보조(LFA) △전방 충돌방지 보조(FCA) △후측방 충돌방지 보조(BCA) △후방 주차 충돌방지 보조(PCA) 등의 첨단 안전·편의기능이 탑재됐다.

신형 아반떼는 스티어링 휠에서 손을 놓아도 차로를 중앙을 유지하며 잘 달렸고 안전거리가 부족한 상태에서 차선변경을 시도하면 편제동이 걸렸다. 전방 추돌 위험 상황을 연출하자 스스로 멈췄고, 후진 중 보행자가 갑자기 튀어나와도 스스로 제동했다. 운전이 미숙하다면 더욱 크게 도움이 될 기능들이다.

◇ 시승 연비 16.3km/L…출력은 부족

편도 구간 시승 연비는 공인연비 14.5km/L보다 높은 16.3km/L가 나왔다.

신형 아반떼는 노멀, 스포츠, 에코, 스마트 총 4개 주행 모드를 제공한다. 스포츠 모드에서 엔진 회전수(rpm)는 더 빨라졌지만, 출력의 부족함은 크게 다가왔다. 6000rpm으로 급가속을 해도 제한속도에 쉽게 닿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아반떼는 패들시프트도 지원하지 않는다. 이따금 가속 페달을 깊게 밟는 운전자는 이후 출시될 아반떼 N라인을 기다리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형 아반떼는 공간과 기능성을 대폭 강화하며 소형 SUV에 밀려났던 준중형 세단의 자존심을 세워줄만한 차량이었다. 다만 몇 가지 문제점도 있었다. 우선 계기반 왼쪽에는 단순한 디자인 요소인 플라스틱 판이 붙어있는데, 아무런 기능도 가지지 못하면서 과하게 시선을 끄는 측면이 있다. 해당 부위가 N라인에서는 존재 의의를 갖기를 기대한다.

계기반 디스플레이의 각도는 운전자의 시야과 다소 맞지 않았다. 아반떼는 헤드업디스플레이(HUD)가 없기에 주행 정보를 계기반에서 확인해야 하는데, TV를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보는 기분이 들었다. 디스플레이 각도를 보다 위로 기울였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