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쇼핑몰 사업을 하는 경방한진그룹 물류 계열사인 한진의 4대 주주로 올라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경방은 ‘경영 참여’가 아니라 ‘단순 투자’ 목적으로 지분을 사들였다고 밝혔지만 한진그룹이 경영권 분쟁 중이어서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인 경방은 특수관계인과 함께 한진 주식을 장내에서 사들여 지분 6.44%(77만808주)를 보유하고 있다고 8일 공시했다.

경방, 한진 4대 주주로 떠올라…"단순투자" 공시에도 해석 분분
구체적으로 경방이 4.76%를 매입했고, 특수관계사인 에나에스테이트(1.17%)와 김담 경방 회장(0.51%)도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달 말까지 4.97%를 보유하고 있다가 이달 들어 추가로 주식을 사들이면서 지분 공시를 냈다.

경방은 이번 지분 추가 취득으로 KCGI(강성부펀드) 산하 엔케앤코홀딩스(지분율 5.01%)를 제치고 4대 주주가 됐다. 한진 최대주주는 한진칼(23.62%)이고, 국민연금(9.62%), GS홈쇼핑(6.87%) 등이 2~3대 주주다.

경방은 한진 주식 매입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혔다. 하지만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한진칼 경영권을 놓고 분쟁을 벌이고 있는 KCGI가 경방을 우군으로 끌어들인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지난달 말 KCGI는 한진 지분율을 10.17%에서 5.01%로 줄였다. 한진 지분을 팔아 확보한 자금은 한진칼 지분 취득에 썼다. KCGI가 한진칼 지분을 확대하고, 경방을 통해 한진의 우호 지분율을 지키려는 것 아니냐는 게 업계 일각의 해석이다.

경방의 현금성 자산은 2000억원 이상으로 추가 지분 매입 여력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