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쌀 수출국인 인도가 정부의 국가봉쇄령으로 쌀 수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3위 수출국인 베트남도 이미 수출을 멈춘 상태여서 많은 나라가 식량난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인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제로 주목받는 클로로퀸 수출도 중단했다.

5일 로이터통신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도의 쌀 무역업자들은 최근 신규 수출 계약을 중단했다. 크리슈나 라오 인도 쌀수출협회장은 “봉쇄령 때문에 수송이 어려워지면서 쌀 출하가 중단됐다”며 “물류업체 직원들은 출근하지 못하고 있고 방앗간과 항구에서는 노동력을 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50만t가량의 수출용 쌀이 항구 등에 묶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에는 지난달 25일부터 21일간의 국가봉쇄령이 내려진 상태다. 코로나19 확진자가 4000명에 육박하면서 봉쇄 연장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인도 최대 도시 뭄바이가 있는 마하라슈트라주(州)는 2주 추가 봉쇄를 검토 중이다.

이 때문에 쌀 수출은 계속 난항을 겪을 가능성이 높다. 베트남은 지난달 24일부터 쌀 수출을 중단했고, 캄보디아도 이달 초부터 같은 조치를 도입했다. 수출 2위인 태국은 아직까지 쌀 관련 조치는 내리지 않았으나, 자국 내 계란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격이 오르자 지난달 26일부터 계란 수출을 금지하는 등 식량 안보를 강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의 식량 수급 취약 국가는 어려운 상황을 맞게 됐다고 외신은 전했다.

인도 정부는 이날 코로나19 증상 완화 효능을 미 식품의약국(FDA)이 인정한 말라리아 치료제 클로로퀸 수출도 중단했다. 4일 코로나19 진단키트 반출을 제한하는 등 의료용품 반출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앞서 인도는 손 소독제, 인공호흡기, 마스크 등의 수출도 이미 금지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