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 캠프 전체 14일간 폐쇄…대규모 발병 우려 커져
아테네 근해 정박 페리서도 승선 380명 중 119명 확진 판정
그리스 '과밀' 난민캠프서 20여명 코로나19 집단 감염(종합)
과밀 문제가 심각한 그리스 난민캠프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해 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일(현지시간) dpa·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그리스 수도 아테네 북쪽 75㎞ 지점에 있는 리초나 난민캠프에서 체류하던 아프리카 출신 19세 이주민 여성이 지난달 31일 아테네 한 병원에서 출산한 직후 시행된 코로나19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그리스 난민캠프에서의 첫 감염 사례다.

보건당국은 직후 해당 여성과 접촉한 것으로 추정된 캠프 내 체류자 63명을 대상으로 바이러스 검사를 시행했고 이 가운데 23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확진자들은 대부분 무증상 감염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보건당국은 이주민 2천500여명이 체류하는 리초나 캠프 전체를 14일간 폐쇄하는 한편 감염자들을 위한 캠프 내 격리 구역을 지정했다.

아울러 역학조사를 통해 이 여성의 감염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그리스 '과밀' 난민캠프서 20여명 코로나19 집단 감염(종합)
상시 과밀 상태인 난민캠프 내 집단 감염 사례가 확인됨에 따라 대규모 발병 가능성에 대한 경각심이 고조되고 있다.

난민캠프는 전 세계적으로 분쟁지역과 더불어 코로나19에 가장 취약한 지역으로 꼽혀왔다.

지중해를 사이에 두고 아프리카·중동과 마주한 그리스는 이탈리아·스페인·몰타 등과 함께 유럽연합(EU) 내 주요 이주민·난민 유입국 가운데 하나다.

유엔난민기구(UNHCR)에 따르면 작년 기준으로 그리스에 체류하는 이주민·난민 수는 총 7만4천482명으로 2018년(5만508명) 대비 47.4%, 2017년(3만6천310명)에 비해선 105% 각각 증가했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4만명이 터키와 인접한 에게해의 레스보스·키오스·사모스·레로스·코스 등 5개 섬에 수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작년 중반부터 터키에서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의 이주민·난민이 몰려들며 이들 섬뿐만 아니라 그리스 본토 대부분의 난민캠프가 정원을 초과한 상태다.

한편, 그리스와 터키를 오가는 페리에서도 승무원을 포함한 총 380명의 승선 인원 가운데 11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그리스 보건 당국이 밝혔다.

이 페리선은 터키측 입항이 거부돼 현재 아테네 근해에 정박해 있다고 한다.

바이러스 검사에서 음성 반응을 보인 승객은 단계적으로 하선한 뒤 아테네 한 호텔에 14일간 격리될 예정이다.

그리스에선 지난달 말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나온 이래 현재까지 누적 확진자가 1천544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53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집계에는 페리선에서의 확진자 수는 빠져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