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 모 씨의 출석을 기다리는 취재진의 장비가 18일 경기 의정부지방검찰청 출입문에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검찰총장의 장모 최 모 씨의 출석을 기다리는 취재진의 장비가 18일 경기 의정부지방검찰청 출입문에 놓여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이 은행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윤석열 검찰총장 장모 최 모 씨를 지난 27일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경찰이 윤 총장 장모 사건 진정인을 내일(30일) 소환 조사할 예정으로 알려지면서 이례적이란 설명이다. 검찰이 이미 기소한 사건을 경찰이 계속 수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변호사는 "이미 기소된 사건은 공소 유지를 담당하는 검찰이 추가 조사해야 한다. 경찰이 하는 건 맞지 않다. 사실이라면 매우 이례적"이라며 "다만 다른 추가 혐의가 있다면 경찰이 조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다.

윤 총장 장모 사건 수사는 사업가 노 모 씨의 진정(관련기사 : [단독] "윤석열 장모 사건도 수사하라" 수사 촉구 진정서 접수)으로 시작됐다.

최 씨는 2013년 은행 잔고증명서를 위조해 투자자들에게 피해를 입혔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진정서가 검찰에 접수된 지 5개월이 지나도 수사가 진행되지 않자, 진정인은 경찰에도 진정서를 냈다.

법조계 일각에선 검찰이 사기죄를 빼고 윤 총장 장모를 기소한 것은 '봐주기 수사'라는 비판도 했었다.

검찰은 최 씨를 재판에 넘기면서 사문서 위조와 행사, 부동산 실명제법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경찰이 검찰이 놓친 부분을 따로 수사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경찰 측은 "우리가 윤 총장 장모 건을 따로 수사한다거나 하는 개념은 아니다. 일단 기소가 됐으니 향후 사건 처리 과정을 설명도 하고 진정인 의견도 들어보는 단순 '면담'이다. 이례적인 일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한편 윤 총장의 장모 최 모 씨는 2013년께 350억원대 통장 잔고증명서를 위조해 대리인 안 모 씨에게 전달했다.

안 씨는 위조된 잔고증명서를 이용해 피해자 3명에게 수십억 원을 빌린 후 갚지 않았다. 안 씨는 "자신은 대리인일 뿐"이라며 "빌린 돈은 최 씨에게 모두 전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 씨는 2016년 안 씨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잔고증명서 위조사실을 모두 인정했지만 "피고인이 저에게 '가짜라도 좋으니까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면서 안 씨에게 책임을 돌렸다.

또 다른 판사 출신 변호사는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것이 사실이라면 사문서 위조죄에 해당하고 이를 이용해 돈을 빌렸다면 위조사문서 행사에 해당된다. 또 피해액이 5억 원이 넘으면 특가법(특정범죄가중처벌법)에도 해당된다. 모든 의혹이 사실이라면 실형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설사 최 씨 말대로 안 씨 부탁에 따라 잔고증명서를 위조했다고 해도 처벌을 피할 수 없다"면서 "법정에서 최 씨가 잔고증명서 위조 사실을 인정했음에도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은 것은 납득하기 힘들다"고 했다.

김명일 한경닷컴 기자 mi73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