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진원지인 중국 후베이성 우한이 다음달 8일 봉쇄 조치를 해제한다. 우한을 제외한 후베이성 지역 봉쇄는 25일 밤 12시를 기해 먼저 풀린다.

후베이성 정부는 24일 홈페이지에 올린 공지를 통해 오는 4월 8일 0시부터 우한에서 외부로 나가는 교통 통제를 해제한다고 발표했다. 이때부터 우한 시민들은 스마트폰 앱의 ‘건강 코드’가 녹색이면 우한 밖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우한 봉쇄가 풀리는 것은 지난 1월 23일 이후 2개월여 만이다. 우한을 제외한 후베이성의 모든 도시에 대한 봉쇄 조치는 25일 0시부터 완전히 풀린다.

우한시 정부는 조만간 시내버스와 지하철 등 대중교통 운행도 재개할 방침이다. 110여 개 노선 시내버스와 지하철이 전날부터 일제히 시범운행에 들어갔다. 시내버스 운행이 재개되면 승객들은 탑승 전 기사에게 건강 코드를 보여줘야 하고 체온 검사도 받아야 한다.

이처럼 우한이 점진적으로 경제·사회 정상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극단적으로 억제돼왔던 인구 이동이 다시 본격화하면 코로나19가 재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8명, 사망자는 7명으로 집계됐다. 신규 확진자 중 74명이 해외에서 들어온 역유입 환자로 확인됐다.

중국 내 신규 환자 네 명 중 한 명은 우한에서 나온 것으로 보고됐다. 이 환자는 우한에 있는 후베이성 인민병원 의사로 밝혀져 병원 내 집단감염이 발생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우한에선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신규 환자가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한편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의 이동통신산업도 직격탄을 맞았다. 인터넷 매체 펑파이에 따르면 올해 1~2월 중국 3대 국유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과 차이나유니콤, 차이나텔레콤의 가입자 수는 2142만2000명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1위 통신사인 차이나모바일의 가입자 수는 1월엔 전달보다 86만2000명 감소했고, 2월엔 725만4000명 줄었다.

가입자가 줄어든 데는 이주노동자의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문회사 샌퍼드앤드번스타인의 크리스 레인 애널리스트는 “거주 지역과 일하고 있는 지역에서 별도로 통신 서비스에 가입했던 농민공(이주노동자)들이 춘제(중국 설) 연휴 이후에도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자 줄줄이 서비스를 해지한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올해 춘제 때 고향에 간 농민공은 3억 명 이상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 중 2억 명가량이 2월 말까지 일터에 복귀했고, 1억 명은 이달 안에 돌아올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