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글로벌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우리나라 대표 기업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이사회 의장을 맡으면서 책임경영 강화를 통한 위기 돌파를 예고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현장경영을 이어가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이들 기업이 미래를 위한 혁신투자를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차는 신규 모빌리티와 제조, 전동화 차량 충전사업 등을 회사 정관의 사업목적에 추가해 모빌리티 기업으로 본격 변신하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 이 부회장이 삼성디스플레이 패널 생산라인을 찾은 것도 중국 업체들의 액정표시장치(LCD) 저가 공세에 맞서 디스플레이 시장의 패러다임을 ‘차세대 퀀텀닷(QD)’으로 전환해 ‘경쟁의 판’을 바꾸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코로나 사태 와중에도 ‘위기 이후’를 내다보며 신사업 진출을 멈추지 않는 기업은 이들만이 아니다. LG전자는 가전제품의 인공지능(AI) 탑재 흐름에 맞춰 시너지 효과가 예상되는 전자상거래 사업에 나설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업목적에 부동산 개발 및 공급업을 넣은 카카오, 전기차 충전사업에 나서는 이마트도 눈길을 끈다. 탈(脫)통신을 선언한 SK텔레콤이 e스포츠 분야에 진출하는 것도 주목된다.

코로나 사태 여파로 올해 세계경제 성장 전망이 줄줄이 잿빛으로 변하고 있지만, 위기 후 반등에 대한 기대도 나오고 있다. JP모간은 “중국이 2분기에, 미국과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3분기에 급격한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역사를 돌아보면 어떤 위기나 불황도 기업의 ‘성장하려는 의지’를 꺾지는 못했다. 한국 기업들은 외부의 위기나 불확실성에 직면할 때마다 더 강한 기업가 정신으로 돌파해왔다. 코로나 위기에도 신사업 도전에 나서는 기업들을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