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확진자 6만6천여명…EU, 30일간 외국인 유럽방문 금지 추진
선거 미뤄지고 상점 폐쇄하고…각국 정상 '사회적 거리 두기' 촉구
유럽 안팎의 문 닫힌다…국경통제 속 종교활동·상점영업도 중지(종합)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 속에서 유럽으로 들어오는 문도, 유럽 내부에서의 문도 점점 닫혀가고 있다.

공공장소와 상점 운영, 종교 행사를 중지하고, 이동을 제한하려는 사례까지 늘고 있다.

각국 정상들은 "집에 머물러라"는 메시지를 내보내며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을 촉구하는 총력전에 나섰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의 실시간 집계에 따르면 17일(한국시간) 오전 기준 유럽의 코로나19 확진자는 6만6천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2천800여명에 달했다.

코로나19 확산 상황이 가장 심각한 이탈리아에서는 확진자가 2만7천980명, 사망자가 2천158명에 달했다.

이탈리아에 이어 스페인의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각각 9천428명, 342명으로 유럽에서 두 번째로 많았다.

이어 독일(7천272명), 프랑스(6천650명), 스위스(2천200명), 영국(1천551명), 네덜란드(1천414명), 노르웨이(1천333명), 스웨덴(1천103명), 벨기에(1천58명), 오스트리아(1천18명) 순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았다.

폴란드에서는 미할 보시 환경부 장관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고, 영국에서는 케이트 오즈번 노동당 하원의원이 코로나19 확진을 받고 자가 격리에 들어갔다.

유럽 안팎의 문 닫힌다…국경통제 속 종교활동·상점영업도 중지(종합)
◇ 유럽연합(EU), 외국인의 EU 여행 금지추진… 각국 국경 통제 나서
EU 집행위원회는 이날 외국인의 EU 여행을 30일간 금지하는 방안을 17일 열리는 EU 정상회의에 제안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제안은 코로나19 확산 사태 속에서 EU 회원국들이 단합된 대응에 한계를 드러내고 잇따라 내부 국경 통제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다.

EU 회원국 중 국경 폐쇄에 가장 부정적이었던 독일이 전날 프랑스와 오스트리아, 스위스, 룩셈부르크, 덴마크 국경에서 화물과 통근자를 제외하고 이동을 차단할 정도로 상황이 악화했다.

스페인도 17일 0시부터 스페인 국적자와 스페인 정부로부터 거주 허가를 받은 사람, 외교관, 국경을 넘어 출퇴근하는 직장인, 불가항력을 입증할 수 있는 사람만 입국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국경을 통제하겠다고 발표했다.

나아가 러시아는 이달 18일 0시부터 5월 1일 0시까지 외국인의 입국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세르비아도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경의 주요 길목에 군을 배치해 국경 경비를 크게 강화했으며, 그리스는 그리스로 들어오는 모든 외국인을 국적에 상관없이 14일간 격리하기로 했다.

유럽 안팎의 문 닫힌다…국경통제 속 종교활동·상점영업도 중지(종합)
◇ 상점 폐쇄·종교 행사 중지령…선거 미루는 국가도 속출
독일과 스위스는 전날 프랑스와 스페인과 마찬가지로 마트와 약국 등 생활에 필수적인 점포를 제외하고 상점 영업 중지령을 내렸다.

그리스는 슈퍼마켓, 약국, 은행, 주유소, 식품배달 서비스를 제외한 모든 상점을 폐쇄하고, 교회 예배를 중단하고 개인 예배만 가능토록 했다.

독일에서는 대부분의 공공시설 운영을 중지하고 종교시설에서의 모임도 금지했다.

음식점은 오후 6시까지 운영시간을 제한하고 식탁 간 일정한 간격을 두도록 했다.

스위스도 모든 행사를 금지했을 뿐만 아니라 음식점의 영업까지도 중지하도록 했다.

터키도 음식점과 카페 등의 영업뿐만 아니라 공공장소와 인터넷 카페, 게임센터 등에 대한 영업 중단 명령을 내렸다.

터키는 모스크에서 집단 기도를 중단하기로 했으나, 개인적인 기도는 허용하기로 했다.

프랑스는 아예 15일간 이동금지령을 내렸다.

생필품이나 의약품을 구하거나,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직장의 출퇴근 목적 등만 예외다.

이동 수칙을 어길 시 처벌될 수 있다.

프랑스는 3월 22일로 예정된 지방선거 결선투표를 연기했고, 세르비아는 4월 26일로 예정된 총선을 미루기로 했다.

하늘길도 점점 좁아지고 있다.

독일 국적 항공사 루프트한자는 장거리 운항의 90%를 줄이기로 했다.

독일과 스위스 정부는 외국으로 여행 가 있는 자국민에게 귀국을 권유했다.

유럽 안팎의 문 닫힌다…국경통제 속 종교활동·상점영업도 중지(종합)
◇ 각국 정상 "집에 머물러 달라" 주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사회적 거리를 넓혀달라"면서 "국내외를 여행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은 시민들에게 "집에 머물러 달라"고 말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펍과 극장, 영화관 출입은 물론 불필요한 여행 등 사회적 접촉을 최소화할 것을 국민들에게 당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대국민담화에서 "자택에 머물고 개인위생수칙을 지켜달라"면서 "바이러스 확산을 막으려면 우리 모두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