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의 영향으로 3월 1~10일의 일평균 수출이 2% 이상 감소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수출이 줄어드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1일 관세청에 따르면 이달 1~10일 수출은 133억39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1.9%(23억9900만달러) 늘었다. 하지만 이 기간 조업일수(7.5일, 토요일은 0.5일로 계산)가 작년 동기보다 1.5일 많았기 때문일 뿐, 일평균 수출은 오히려 2.5%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3월 1~10일 일평균 수출 -2.5%…"코로나 쇼크 이제 시작"
일평균이 아니라 절대액을 기준으로 보면 반도체(22%) 석유제품(30.6%) 승용차(11.8%) 무선통신기기(17.3%) 등은 수출이 늘었으나 선박(-63.2%) 액정디바이스(-12.9%) 등은 부진했다. 국가별로는 중국(14.8%) 미국(45.4%) 베트남(27.2%) 일본(22.7%) 등으로의 수출이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였다. 같은 기간 수입(132억9800만달러)은 전년 대비 14.2%(16억5700만달러) 증가했다. 무역수지 흑자는 4100만달러로 집계됐다.

코로나19 사태가 급격히 확산된 지난달에도 전체 수출은 4.5% 늘었지만 일평균 수출은 11.7% 급감했다.

올해 ‘수출 3% 증가’란 목표는 물론 플러스 성장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감염병이 전 세계로 퍼지면서 글로벌 교역 위축이 심화하고 있어서다. 류승희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대(對)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아진 만큼 중국 경기 침체가 한국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이 더 커지게 됐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반도체 수요 부진과 가격 인하 등 타격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달엔 전체 수출이 큰 폭 감소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해외 선주문이 급감하고 있는 데다 조업일수 역시 1년 전 같은 달보다 이틀 적기 때문이다. 작년 4월 수출 감소율이 전년 동기 대비 2.1%에 불과해 기저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수출 충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호현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정책관은 지난달 20일 열린 무역전략조정회의에서 “특정 품목·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 수출 구조에선 코로나19에 따른 어려움이 훨씬 크다”며 “무역금융을 확대하는 등 총력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무역협회의 수출 집중지수를 보면 한국은 2018년 기준 1063으로, 일본(925) 미국(745) 중국(659) 독일(426)보다 훨씬 높다. 정부는 한국무역보험공사 등을 통해 상반기 수출금융 지원액을 작년 대비 28조1000억원 늘린 260조3000억원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