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가 한국에서 왔거나 14일 내 한국 방문 이력이 있는 여행객에 대해 싱가포르 입국·경유를 전면 금지했다. 자국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겠다는 조치로 풀이된다.

3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싱가포르 정부는 지난 14일 이내에 한국, 이탈리아 북부, 이란 등을 방문한 적이 있는 여행객은 싱가포르 입국이나 경유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주싱가포르 한국 대사관은 이번 조치가 오는 4일 오후 11시59분부터 시작된다고 공지했다.

싱가포르는 이번 조치로 한국 관련 입국 제한을 강화했다. 기존엔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대구와 청도를 방문한 이력이 있는 이들에 대해서만 입국·경유를 금지했다.

이날 러시아는 한국발 항공편을 이용해 모스크바로 들어오는 모든 입국자에 대해 2주간 자가격리를 의무화했다. 러시아는 지난 1일부터 한국과 러시아 국적기에 한해 모스크바 항공 노선만 운행을 허용하고 있다. 한국에서 출발한 모든 외국인은 모스크바 북쪽 세레메티예보 국제공항 F 터미널을 이용해서만 러시아에 입국할 수 있다. 이제는 여기에다 2주간 당국이 배포한 자기격리 명령서에 서명해야만 입국을 허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당국은 공항 입국 심사 절차도 크게 강화했다. 검역관이 여객기에 올라와 열상카메라로 모든 승객의 체온을 측정해 체온 37도 이상인 승객은 곧바로 격리 조치한다.

러시아의 입국·방역 조치가 강화되면서 대한항공은 러시아 노선을 잠정 폐쇄하기로 했다. 오는 6일부터 다음달 25일까지다. 당초 대한항공은 3~4월엔 모스크바~인천 노선을 주 3회 가량 운항할 계획이었다.

싱가포르와 러시아가 한국 관련 여행 제한을 강화한 반면 필리핀은 이날 한국 관련 여행 금지 조치를 일부 풀었다.

살바도르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대구, 경북을 제외한 한국 각 지에 대해 필리핀 국민의 여행을 허용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6일 한국에 대해 자국민 여행 전면 금지 조치를 발표한 이후 6일 만이다. 필리핀은 대구와 경북에서 들어오는 외국인에 대한 현행 입국 금지 조치는 계속할 방침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