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상 160개 첫날 모두 채울 듯…의료인력 13명 파견
"확진 증가 속도 고려하면 3천실 이상 더 필요"
코로나19 경증환자 '생활치료센터' 가동 첫날 차분한 분위기
2일 낮 대구 동구 신서혁신도시 안에 있는 중앙교육연수원에 코로나19 환자를 실은 앰뷸런스가 속속 도착했다.

연수원 정문은 삼엄한 경비 속에 외부인 출입이 철저하게 통제됐고 허가받은 차가 들어갈 때마다 분무 소독이 이뤄졌다.

연수원 숙소인 창의관 건물은 이날 오전 코로나19 경증 확진 환자를 격리 치료할 공간인 생활치료센터로 변신했다.

생활비품, 소모품 등을 비롯해 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 설비를 갖춘 방 160개를 마련해 놓았다.

점심시간 직후 첫 환자를 시작으로 오후 4시 30분 현재 경증환자 50여명이 도착해 각자 병실로 들어갔다.

센터 관계자는 "오늘 안에 160개 병상을 모두 채울 계획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경증환자 '생활치료센터' 가동 첫날 차분한 분위기
이들은 완치할 때까지 혼자 격리 상태에서 생활해야 한다.

하루 세끼는 센터 본부에서 주는 도시락으로 해결하고 방 청소는 스스로 해야 한다.

쓰레기는 모아서 방 바깥에 놔두면 매일 일정한 시각에 수거해 간다.

환자들은 방 안에서만 머물러야 하고 복도에 나오는 장면이 폐쇄회로 TV에 포착되면 곧바로 입실을 안내하는 방송이 나간다.

이들은 전담 의료진이 날마다 건강 상태를 체크하게 되고 증상이 호전해 완치 판정을 받으면 절차를 밟아 귀가한다.

반대로 증상이 중증으로 나빠지면 신속히 병원으로 들어간다.

환자들을 돕기 위해 의료진과 소방당국, 정부, 대구시 등에서 60여명이 파견을 나왔다.
코로나19 경증환자 '생활치료센터' 가동 첫날 차분한 분위기
생활치료센터는 최근 며칠간 대구에서 병상 부족으로 자가격리 중 치료를 제때 못 받아 사망하는 사례가 잇따르자 시급히 마련한 것이다.

그러나 중앙교육연수원 생활치료센터는 병상이 160개밖에 안 돼 치료를 받으려는 환자 숫자를 고려하면 부족한 형편이다.

현재 대구에서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고도 병상이 없어 집에서 기다리는 환자는 2천여명에 이른다.

매일 새 확진자도 300∼400명가량 나온다.

이 같은 추세를 고려하면 대구에는 3천개 이상 생활치료센터 병상이 필요한 상황이다.

병상 확보에 비상이 걸리자 대구 외 다른 지자체들도 팔을 걷고 나섰다.

경북도는 영주와 상주 적십자병원에 대구 환자가 입원할 수 있도록 했다.

광주광역시도 빛고을전남대병원과 시립제2요양병원으로 대구 환자들을 옮겨 치료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경북 영덕 삼성인력개발원, 문경 서울대병원 인재원 등을 생활치료센터로 추가로 운영해 300여 병상을 확보할 계획이다.

그러나 3천개 이상 병상을 확보하려면 공공시설은 물론 민간시설까지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경증환자 '생활치료센터' 가동 첫날 차분한 분위기
의료진 충원도 과제다.

중앙교육연수원 생활치료센터는 경북대병원이 운영을 주도하는 가운데 공중보건의, 간호사 등 정부에서 13명 정도가 파견됐다.

그러나 경북대병원도 대구 코로나19 환자 치료에 여념이 없어 생활치료센터에 많은 인력을 파견할 수 없다고 한다.

생활치료센터가 더 늘어나면 의료진 부족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경증환자다 보니 의료인력을 상대적으로 적게 운영할 수도 있지만 생활치료센터가 추가로 들어설 것을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