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선 보내 자카르타 앞바다 작은 섬에 격리 관찰키로
발리섬 체류 중국인 600여명 비자 연장…본국 안 돌아가

인도네시아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 발생 후 운항을 중단한 홍콩 크루즈선 '월드드림호'의 자국민 선원 188명을 데려오기 위해 해군 병원선을 보냈다.

25일 안타라 통신 등에 따르면 홍콩을 모항으로 운항하는 월드드림호는 1월 19∼24일 승객 4천여 명을 태우고 베트남을 다녀왔다.

이 과정에서 8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홍콩 당국은 이달 5일 대만에서 돌아온 월드드림호를 해상에 격리하고, 승무원 1천800명에 대한 코로나 검사 진행 후 모두 음성판정을 받자 승객과 승무원 3천600여명을 9일 하선시켰다.

이후 월드드림호는 운항을 중단하고 현재 인도네시아 빈탄섬 앞 공해에 떠 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자국민 선원 188명을 월드드림호에서 병원선에 옮겨 태워 자카르타 앞바다 '천개의 섬'(340여개) 군도에 위치한 세바루섬(Sebaru)으로 데려와 격리 관찰하기로 했다.

세바루섬은 큰 섬과 작은 섬으로 나뉘어 있는데, 이 중 작은 섬에 선원들이 28일 오전 도착할 예정이다.

이 섬은 자카르타 북쪽 안쫄 마리나에서 스피드 보트로 3시간 30분 떨어져 있는 무인도이다.

다만, 과거에 마약 중독자 재활 장소로 활용돼 생활 시설이 남아 있다.

인도네시아는 앞서 이달 2일 중국 우한으로 전세기를 보내 데려온 교민 238명과 수송 작전 참여자 등 모두 285명을 중국과 영유권 갈등이 있는 남중국해 나투나제도에 14일간 격리했었다.

당시 나투나제도 주민 수백 명이 격렬한 시위를 벌이자 인도네시아 정부는 "앞으로 무인도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인도네시아는 1만7천여개의 섬으로 이뤄져 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정부는 일본 요코하마항에 정박한 크루즈선 '다이아몬드 프린세스'의 인도네시아인 선원도 전세기나 배를 보내 귀국시킬 계획이다.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의 인도네시아인 선원 78명 가운데 9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편, 발리섬의 중국인 관광객 600여명은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중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비자 유효기간 만료 후 30일 더 체류하기로 연장했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달 5일부터 14일 이내 중국 본토 방문자의 입국을 제한하는 한편 중국인 무비자 입국·비자발급을 중단했고, 같은 날부터 인도네시아에서 중국 본토를 오가는 모든 여객기 운항을 중단했다.

대신, 인도네시아에 체류 중인 중국인들의 비자를 연장해 주고 있다.

재인도네시아 한국 교민사회와 주재원들은 인도네시아 정부가 중국에 했던 것처럼 한국에 입국 제한 등 조치를 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인도네시아 외교부는 전날 한국에 대한 여행 자제 권고를 발령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