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인수, 결혼의 현실과 비슷…마땅한 인수대상 드물어"
'투자의 귀재' 버핏 "나의 퇴진은 100% 준비된 것…걱정말라"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89) 미국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22일(현지시간) "버크셔해서웨이는 나의 퇴진을 100%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머지않은 시점의 은퇴를 예고하는 동시에 자신이 떠나더라도 회사 경영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주주들에게 거듭 강조한 셈이다.

버핏은 이날 주주들에게 보낸 연례 서한에서 "30년 전, 당시 80대였던 내 친구 조 로젠필드가 지역 언론사로부터 부고용 프로필을 작성해달라는 편지를 받은 적이 있다"면서 "답장을 하지 않았더니 한 달 뒤 또다시 프로필을 요청하는 편지가 왔는데 이번엔 '긴급'(Urgent)이라는 제목이 달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와 찰리는 이미 오래전부터 긴급한 영역에 들어와 있다"면서 "우리에겐 대단한 뉴스가 아니긴 하지만 주주들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당신의 회사는 우리의 퇴진을 100%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찰리는 '버핏의 오른팔' 찰스 멍거(96) 부회장을 말한다.

그는 아지트 자인(68) 보험 부회장과 그레그 아벨(57) 비보험 부회장이 후계 구도를 주도할 것임을 재확인했다.

버핏은 "5월 주주총회에서는 자인과 아벨이 더 많이 노출될 것"이라며 "그들은 한 인간으로서, 경영인으로서 뛰어나다.

주주들에게 더 많은 얘기를 내놓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버핏은 자신의 사후 12~15년간 버크셔해서웨이 지분을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채권보다는 주식 투자에 대한 애정도 거듭 드러냈다.

인수·합병(M&A) 시장에 마땅한 투자처가 드물다고도 평가했다.

버핏은 최근 몇 년간 초대형 인수전에 나서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 "나의 과거 성과를 되돌아보면, 기업 인수는 결혼과 비슷하다"면서 실제 결혼 생활의 현실이 결혼식장의 환희와 다른 것과 마찬가지라고 비유했다.

그는 버크셔해서웨이가 지난해 814억 달러(99조 원)의 이익을 달성했다고 밝혔다.

주식투자로 인한 비실현 이익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고, 영업이익은 240억 달러(29조 원)로 전년보다 3% 감소했다.

특히 회계기준 변경에 따른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면서 영업이익에 초점을 맞춰달라고 버핏은 주문했다.

미 언론들은 이번 연례 서한에서 주목할만한 새로운 뉴스는 없다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는 "버핏은 버크셔해서웨이가 꾸준히 이익을 내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후계 구도를 비롯한 다른 이슈에 대해선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