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도 씨월드 대표 '추억의 맛' 튀겨낸 부각, 한국 넘어 美도 홀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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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심층수와 태움·용융소금 사용
김·다시마·황태·꽃게 부각 등 내놔
전국 매장 20곳…작년 매출 45억원
美에 수출…베트남에 공장 설립도
김·다시마·황태·꽃게 부각 등 내놔
전국 매장 20곳…작년 매출 45억원
美에 수출…베트남에 공장 설립도

이학도 씨월드 대표는 어릴 적 먹던 ‘소울푸드’ 부각을 현대화하고 싶어 부각 전문 제조업체 씨월드를 창업했다. 강원 속초 중앙시장에서 16㎡ 규모의 작은 매장으로 시작한 부각 브랜드 ‘티각태각’이 전국구 맛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오프라인 매장을 전국 20개로 늘렸다.
10가지 부각 생산

이 대표는 그때부터 1년 넘게 농업기술센터 등을 드나들며 기술 연구에 매진했다. 연구를 거듭한 끝에 원재료를 숙성시키면 찹쌀풀이 잘 입혀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숙성실을 갖췄다. 미국, 일본 등 해외 기계 박람회에서 얻은 지식을 활용해 부각 전용 생산기계도 새로 제작했다.
고향에서 김, 다시마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든 부각을 접한 경험이 창업에 도움이 됐다. 여러 가지 농수산물을 활용해 부각을 튀겨낼 수 있다는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다. 현재 씨월드가 생산하는 부각은 호박, 비트, 우엉, 황태, 꽃게 등 열 가지에 이른다. 앞으로 전복, 해송이버섯 등 더 많은 작물로 부각을 생산할 계획이다. 그는 “표준어로는 부각인데 고향에서는 자반이라고 불렀다”며 “다양한 작물을 활용한 부각을 생산해 농가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했다.
티각태각은 해저 200m 이하 바닷물인 해양 심층수와 200도 이상의 고열로 구운 태움·용융소금으로 간을 한다. 해양 심층수는 미네랄이 풍부한 데다 오염물질이 적고, 태움·용융소금은 나트륨 수치가 일반 소금보다 낮고 쓴맛도 덜하다. 올리고당이나 설탕으로 표면을 두르는 ‘당 코팅’은 하지 않는다. 원재료 맛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서다.
목표는 부각의 세계화

그는 “부각을 연구하는 과정도 힘들었지만 계속되는 실패에 지친 아내를 설득하는 일이 더 어려웠다”고 회상했다. 죽집을 계속하자던 아내와 타협해 속초 중앙시장 한구석에서 딱 이틀만 부각을 팔아 보기로 했다. 준비한 물량 400만원어치가 첫날 다 팔렸다. 그제야 아내는 창업을 허락했다. 입소문이 나면서 티각태각은 속초에 가면 꼭 들러야 할 맛집으로 이름이 났다. 첫해 매출이 3억원에 달했다. 가게로 찾아온 손님이 부각 맛에 반해 가맹점을 하고 싶다며 점포를 내기도 했다. 창업 8년째인 지금은 전국에 20개 오프라인 매장이 있고, 매출은 지난해 기준 45억원으로 늘었다.
이 대표의 목표는 ‘부각의 세계화’다. 미국 대형 유통마트에 납품하는 등 연간 7억원가량을 수출한다. 최근에는 베트남에 20t 물량을 생산할 수 있는 제조공장도 설립했다. 그는 “해외 바이어들과 얘기해 보고 식품 박람회에 참가해 보면 외국인들도 부각에 흥미를 느낀다”며 “전통 음식 부각이 글로벌 푸드가 되는 날이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속초=FARM 김형규 기자
전문은 ☞ m.blog.naver.com/nong-up/2217949215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