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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셀프후원 의혹' 김기식 전 금감원장, 검찰 구형보다 높은 징역 6개월·집행유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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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의원 당시 자신이 속한 전현직 의원 단체에 기부금을 내고, 그 단체 연구소에서 급여와 퇴직금을 받아 '셀프 후원' 혐의로 기소된 김기식 전 금융감독원장이 1심에서 징역형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13일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정진원 판사는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원장에게 검찰 구형량(벌금 300만원)보다 높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명령했다.

    김 전 원장은 국회의원이던 2016년 5월 자신이 속한 더민주 전현직 의원 모임인 ‘더좋은미래’에 연구기금 명목으로 정치후원금 5000만원을 기부했다. 국회의원 임기가 끝난 후 더좋은미래의 싱크탱크 ‘더미래연구소’ 소장으로 선임돼 약 1년 9개월간 임금을 받으며 '셀프 후원' 논란이 불거졌다.

    판결문에 따르면 재판부는 김 전 원장이 더좋은미래에 정치후원금 5000만원을 기부한 점과 이후 더미래연구소에서 임금을 받은 점을 정치자금의 사적·부정한 용도의 지출이라고 판단했다.

    공직선거법상 국회의원 등은 선거구 또는 연고가 있는 단체에 기부할 수 없다. 다만 친목 및 사회단체 구성원이 단체 규정에 따라 이전에 내던 금액의 일정 범위 내에서 회비를 납부하면 예외가 된다. 김 전 원장 측은 5000만원의 기부가 예외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더좋은미래 회원들은 내규와 관례로 1회 1000만원의 연구기금을 내고 매월 10만~20만원씩 회비를 냈다"며 "김 전 원장이 기부한 5000만원은 이를 현저히 초과하므로 공직선거법의 예외에 해당되지 않고, 이 경우 정치자금을 '부정한 용도로 지출'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정치자금법 위반”이라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김 전 원장이 더미래연구소장으로 재직하며 받은 임금과 퇴직금 총 9452만원에 자신이 낸 기부금을 사적으로 돌려받은 것도 포함됐다고 봤다. 재판부는 "김 전 원장이 낸 기부금이 단체가 보유한 금액의 일부라고 해도, 김 전 원장이 자신이 낸 기부금 일부를 급여의 형태로 다시 가져가는 것과 동일하다”며 “정치자금이 ‘가계에 대한 지원’으로 지출되는 것을 금지하는 정치자금법상 ‘부정한 용도의 지출’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결론적으로 재판부는 "정치자금과 관련한 부정을 방지하고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목적인 정치자금법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범행"이라며 "기부금의 일부가 피고인의 사적 이익을 위해 사용됐다고 볼 수 있는 점에 비춰볼 때 죄질이 상당히 불량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 전 원장은 선고 후 기자들과 만나 "국회의원으로 구성된 단체에 후원한 것을 유권자 매수 행위로 판단한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매우 유감스럽고, 항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유정 기자 yjro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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