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든 사람들에게 커피 한 잔의 위로 건네요"
스타벅스는 매년 나라별로 최고의 바리스타를 뽑는다. ‘커피대사’로 불리는 그들은 각종 강의, 교육을 통해 커피와 문화를 알리는 역할을 한다.

올해 한국 대표 커피대사로는 4년차 바리스타 윤병권(30·사진 왼쪽), 김유림(32) 씨가 뽑혔다. 이들은 치열한 사내 경쟁을 벌였다. 커피 지식테스트, 공개 강연, 라테 아트, 창작 음료 등을 거쳤다. 윤씨는 서울 마곡나루점·발산역점에서, 김씨는 구로디지털로점·양재강남빌딩점 등에서 근무했다. 두 사람 모두 커피가 좋아 입사해 최고의 바리스타가 됐다.

대학을 졸업한 김씨는 몇 해 전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날이 이어질 정도였다고 했다. 그는 근처 스타벅스를 오가며 자신을 추슬렀다. 그때 커피가 힘든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스타벅스에 취업했다. 자신이 받은 위로를 사람들에게도 전하고 싶었다. 아르헨티나에서 한 경험은 그를 커피의 세계로 더 세게 끌어당겼다. 똑같은 커피가 밤과 낮에 맛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다. 커피를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한 계기였다.

그는 “똑같은 커피로는 다양한 기호를 가진 소비자들에게 감동을 줄 수 없다”며 “다양성과 스토리를 담을 수 있다는 게 바리스타란 직업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김씨가 이번 경연에서 찾은 아이템은 과일이었다. 스타벅스 스페셜티 커피 전문 매장인 리저브점에서 취급하는 원두 ‘과테말라 안티구아 산타클라라’를 사용했다. 살구 풍미가 강하게 느껴지는 이 원두와 복숭아청을 결합한 뒤 피치 밀크폼을 올린 음료를 선보였다. 경쟁자 가운데 커피와 과일을 가장 잘 조화시킨 음료라는 평가를 받았다.

윤씨는 ‘탁주라테’를 개발해 호평을 받았다. 한국은 원두를 100% 수입해 쓴다. 부재료 중에 가장 한국적인 것을 찾아 승부했다. 막걸리를 끓여 알코올을 기화한 다음 에스프레소 샷을 추가했다. 탁주의 산미와 에스프레소의 풍미를 조화시켜 탁주라테를 개발했다. 공주대 지리교육과를 졸업한 그는 지리와 입지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재배지역과 환경에 따라 원두의 맛이 다르다는 점 때문에 커피가 전공과 잘 맞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