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의 바른미래당 탈당 이후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3당(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 간 통합 논의도 본격화하고 있다.

최경환 대안신당 대표는 30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안 전 대표라는 불확실성이 제거된 상황에서 통합 물꼬가 세차게 흐를 것”이라며 “로드맵과 시점을 고민할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도보수 통합 논의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 안 전 대표가 바른미래당을 탈당하면서 ‘호남 신당’ 논의를 본격화할 시점이 됐다는 뜻이다. 그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동영 평화당 대표도 큰 틀에서 공감했다”며 바른미래당 및 평화당과의 3당 협의체를 즉각 가동하자고 촉구했다.

정 대표도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호남은 4년 전 양당제를 극복하라고 (국민의당에) 지지를 몰아줬는데 결국 분열됐다”며 “본격적인 다당제 시대 개막을 위해 제3의 축이 필요하다”고 통합 화두를 띄웠다. 또 통합을 위한 3원칙으로 △호남에 대한 사죄 △개혁 정체성 확립 △분권형 대통령제 등을 제시했다. 정 대표는 “3원칙에 뜻을 함께한다면 개혁의 제3축으로서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정 대표가 제시한 ‘통합 3원칙’에 대해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답했다.

자유한국당이 비례대표 위성정당을 만들면서 더불어민주당이 대응방안에 고심하고 있는 가운데 ‘호남 신당’이 사실상 민주당의 위성 정당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3당이 통합한 뒤 민주당과의 선거 연대 또는 역할 분배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경우 호남 지역에 기반을 둔 군소정당들의 ‘소통합’이 선거 전 합종연횡이라는 비판을 감수해야 한다. 민주당과의 연대가 여의치 않으면 이들 정당은 민주당과 경쟁해야 한다.

바른미래당 호남계 의원들은 현재 손 대표의 2선 퇴진과 비상대책위원회 체제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고 외부인사를 영입한 뒤 평화당·대안신당과 힘을 합치는 방안이 당내에서 언급된다. 한 당권파 의원은 “손 대표 체제를 바꿔 당부터 재건한 뒤 통합이든 연대든 논의하게 될 것”이라며 “제3지대를 되살려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말했다.

고은이/김소현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