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 포항 등 경북의 산업도시가 최근 2차전지 기업들의 투자를 잇따라 유치하면서 회생의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대기업의 생산기지 역외이전과 철강산업 위축으로 위상이 흔들리던 모습에서 벗어나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왼쪽부터), 임병용 GS건설 부회장, 문재인 대통령,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철우 경북지사가 지난 9일 포항에서 열린 규제자유특구 투자협약식에 참가했다.  /경북도  제공
이강덕 포항시장(왼쪽부터), 임병용 GS건설 부회장, 문재인 대통령,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이철우 경북지사가 지난 9일 포항에서 열린 규제자유특구 투자협약식에 참가했다. /경북도 제공
경북 포항에는 2108년 2차전지 분야 중견기업인 에코프로가 1조원의 투자를 발표한 뒤 지난해 10월엔 에코프로BM이 양극재공장을 준공했다. 올해는 에코프로GEM이 배터리리사이클링 사업을 위해 수백억원 규모의 공장 증설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차전지 음극소재 분야에서 포스코케미칼이 2500억원, 지난 9일에는 GS건설이 리사이클링 분야에서 1000억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경상북도에는 GS건설의 규제자유특구 투자협약식 이후 2차전지 관련 기업들의 특구사업 참여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구미에도 지난해 7월 LG화학이 경상북도, 구미시와 투자협약식을 하고 구미국가 5산업단지에 5000억원을 투자해 6만㎡ 규모의 2차전지 양극재 공장을 올해 안에 착공할 계획이다. 구미시는 상생형 일자리정책으로 추진 중인 LG화학 구미공장과 연계해 2차전지 4대 핵심소재와 셀·팩·장비·시스템 등의 관련 산업을 육성하기로 했다. 박수원 구미시 경제기획국장은 “구미는 24개 2차전지 관련기업이 있어 2차전지 산업을 육성하기에 최적의 지역”이라고 말했다.

경북도는 이 같은 투자 분위기를 살려 2차전지를 경북의 대표산업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도는 지난해 7월 배터리 리사이클링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된 포항에 사업비 1500억원 규모의 ‘가속기기반 차세대 배터리 파크’ 조성사업을 추진한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1500억원을 투입해 포항 융합기술산업지구에 조성할 배터리파크는 포항의 방사광가속기를 활용해 차세대 2차전지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차세대 2차전지는 1회 충전 거리를 600㎞ 이상으로 늘리고 수명과 안전성을 높이는 것이 목표다. 2차전지의 전해질 소재를 액체에서 고체로 바꿔 에너지효율을 높이는 연구개발이 핵심이다. 송경창 포항시 부시장은 “규제자유특구가 수입에 의존하는 고가 원료 확보를 위한 것이라면 배터리파크는 미래 2차전지 시장의 글로벌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경상북도는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거쳐 배터리파크가 조성되면 포항의 방사광 가속기에 3개의 전용 빔라인을 확보해 기업들이 우선적으로 연구개발하고 시험·실증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철우 경북지사는 “지난 9일 국가균형발전특별법 일부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해 LG화학 구미형 일자리 사업의 추진 근거가 마련됐다”며 “경상북도에 배터리 산업생태계를 조성해 반도체를 잇는 한국 대표산업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