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하는 AI, 초등 사교육시장 뒤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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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씽크빅·교원·대교 ‘AI 콘텐츠 경쟁’
초등생 전과목 교과에 AI학습 접목
메가스터디·아이스크림에듀·천재교육 등도 '주목'
유재석·정우성·염정아 등 유명 연계인이 모델 각축
초등생 전과목 교과에 AI학습 접목
메가스터디·아이스크림에듀·천재교육 등도 '주목'
유재석·정우성·염정아 등 유명 연계인이 모델 각축
‘AI(인공지능)교사가 초등생 자녀의 공부시간 매 순간을 함께합니다.’
초저출산 추세로 침체한 사교육 시장에 AI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육업체들은 콘텐츠 디지털화와 더불어 AI기술을 접목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학습능력과 진도에 따라 개인별 맞춤형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AI 등 에듀테크는 사교육 시장 판도를 바꿀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웅진씽크빅 대교 교원 등 국내 대표 교육업체들은 AI기술을 적용한 적용한 수학 등 교육 서비스를 전 과목으로 확장하는 데 조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들 교육기업이 보유한 수 만명에 이르는 탄탄한 방문교사 조직, 다양한 과목별·능력별 학습지(문제집), 풍부한 전집 및 도서제품은 여전한 강점이다. 그러나 개인사업자인 방문교사의 ‘개인기(個人技)’에 의존하는 대신 장기적으로 가르치는 역할은 AI선생님에게 맡기고, 사람은 학습관리자나 매니저로 성격을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교사 대체할 AI…“찍은 정답도 찾아내”
더 많은 아이(소비자)에게 더 많은 상품(교육 콘텐츠)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AI기술은 에듀테크의 핵심인 동시에 교육시장의 ‘빅뱅’을 몰고 올 성장모멘텀으로 꼽힌다. 과거 선보인 e러닝 등과 개인별 맞춤 서비스 측면에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월한 것으로 평가된다.
웅진씽크빅이 50억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실리콘밸리 학습분석 기업인 키드앱티브와 공동 개발한 AI수학을 살펴보자. AI는 최소 한 달 이상 아이의 학습 내용과 패턴을 분석해 학습자가 느끼는 체감 난이도, 문제풀이의 적정 시간, 각종 공부 습관 등을 분석한다.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정 학생이 어떤 수학 문제를 풀기 전 이미 맞힐 가능성을 예측한다. 만약 정답을 맞힐 가능성이 10%인데 적정 시간보다 빨리 문제를 풀어내면 ‘찍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음 문제를 제시한다. 반대로 예측 가능성이 90%인 아이가 오답을 내놨다면 “OO야! 맞힐 수 있어. 다시 도전해보자”라는 식으로 반응한다.
오답을 낸 뒤 개념 정리 또는 힌트로 되돌아가는지, 틀린 문항에 몇 차례나 재시도하는지 등 모든 학습행동을 분석한다. 결과적으로 학력수준과 학습 습관 등을 분석해 총 13개 단계로 학습자를 분류,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제공한다. 아이의 레벨은 매주 재조정된다.
최여운 웅진씽크빅 IT개발실 학습플랫폼고도화 팀장은 “한 예로 기초부터 최상위권까지 수학 학습지로 공부할 경우 반복 연산을 포함해 단원별 각 344개 문항을 풀어야 하는데 AI수학은 수준에 맞는 필수문항만 제공하기 때문에 단원별 문항 수를 164개까지 축소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교원그룹의 ‘레드펜 AI수학’은 태블릿PC에 장착된 카메라가 공부하는 아이의 눈동자 움직임을 추적(eye tracking)한다. 집중하지 않거나 시선이 다른 곳으로 가면 AI선생님(마이쌤)이 “OO아! 집중해줘~” 하며 주의를 환기시킨다. AI선생님은 오답을 분석해 취약한 유형의 문제도 반복·재학습시킨다.
아이스크림에듀(옛 시공교육)의 ‘아이스크림 홈런’도 조만간 영어, 수학 등 개별 과목에 AI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선보인다. AI가 아이의 수준별 난이도를 자동감지한다. 교과뿐만 아니다. 디지털 공간에 다양한 직업체험 코너를 생성하고 아이들이 머무는 시간과 활동 등을 AI가 분석한 뒤 ‘홈런 좋은 부모 앱’(부모용 앱)에서 아이 취향과 관심도, 진로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아이스크림에듀 관계자는 “초등학생 시기엔 스스로 학습하는 습관을 길러줘야 하는데 방문(과외) 교사나 엄마가 공부하는 내내 옆에 있을 수 없다”며 “AI는 매 순간 함께하며 아이를 분석하고 동기부여, 학습지도, 코칭, 재미를 모두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육시장 격전지 ‘초등 디지털 학습’
현재 이들 교육업체의 최대 격전지는 초등생 시장이다. 인터넷강의(인강)와 학원으로 편입되는 중·고등학생 대신 초등생은 홈스쿨링(가정 내 학습) 비중이 아직 크기 때문이다.
대입 인강으로 잘 알려진 메가스터디교육이 초등학생과 예비 초등생용 인강 프로그램 ‘엘리하이’를 사실상 지난해부터 본격 시작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한글나라’ 등 영유아 교육과정이 강점인 한솔교육은 올해 ‘플라톤아카데미 초등교과 전문 공부방’을 시작했다. 국어·수학·사회과학 등 초등생 전 교과와 연계된 스마트 러닝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학습 콘텐츠를 태블릿PC, 전용 디지털 기기에 넣어 회원제로 운영하는 초등생 디지털 학습시장은 진검승부가 시작됐다. 아이스크림에듀와 천재교육이 각각 ‘아이스크림 홈런’(2011년 첫 출시)과 ‘밀크티’(2015년)를 내놓으며 시장을 개척했다. 이어 비상교육(자회사 엠러닝의 ‘와이즈캠프’) 교원(레드펜AI수학) 대교(써밋수학) 웅진씽크빅(스마트올) 등이 디지털 교육시장에 가세하고 있다. 교육업계 한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초등학생은 디지털 기기로 학습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정서가 있었다”며 “그러나 아이스크림홈런과 밀크티가 각기 회원 10만 명 안팎으로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전 과목을 묶어 디지털 단말기(스마트 전과)로 제공하는 방식은 장점이 많다. 교사가 방문하지 않고도 화상 또는 유선, 디지털로만 지도할 수 있다. 종이학습지가 과목별 2만~4만원대에 그친다면 전 과목 디지털 과정은 월 10만원대 초중반(1~2년 약정)까지 가격이 올라간다.
2010년 전후로 태어난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스마트폰과 태플릿PC에 익숙하다. 중고생 사이에 인강이 보편화되자 디지털 학습 연령도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초저출산 추세로 침체한 사교육 시장에 AI가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교육업체들은 콘텐츠 디지털화와 더불어 AI기술을 접목하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학습능력과 진도에 따라 개인별 맞춤형 교육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AI 등 에듀테크는 사교육 시장 판도를 바꿀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웅진씽크빅 대교 교원 등 국내 대표 교육업체들은 AI기술을 적용한 적용한 수학 등 교육 서비스를 전 과목으로 확장하는 데 조직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이들 교육기업이 보유한 수 만명에 이르는 탄탄한 방문교사 조직, 다양한 과목별·능력별 학습지(문제집), 풍부한 전집 및 도서제품은 여전한 강점이다. 그러나 개인사업자인 방문교사의 ‘개인기(個人技)’에 의존하는 대신 장기적으로 가르치는 역할은 AI선생님에게 맡기고, 사람은 학습관리자나 매니저로 성격을 변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교사 대체할 AI…“찍은 정답도 찾아내”
더 많은 아이(소비자)에게 더 많은 상품(교육 콘텐츠)을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AI기술은 에듀테크의 핵심인 동시에 교육시장의 ‘빅뱅’을 몰고 올 성장모멘텀으로 꼽힌다. 과거 선보인 e러닝 등과 개인별 맞춤 서비스 측면에서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우월한 것으로 평가된다.
웅진씽크빅이 50억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실리콘밸리 학습분석 기업인 키드앱티브와 공동 개발한 AI수학을 살펴보자. AI는 최소 한 달 이상 아이의 학습 내용과 패턴을 분석해 학습자가 느끼는 체감 난이도, 문제풀이의 적정 시간, 각종 공부 습관 등을 분석한다. 축적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특정 학생이 어떤 수학 문제를 풀기 전 이미 맞힐 가능성을 예측한다. 만약 정답을 맞힐 가능성이 10%인데 적정 시간보다 빨리 문제를 풀어내면 ‘찍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다음 문제를 제시한다. 반대로 예측 가능성이 90%인 아이가 오답을 내놨다면 “OO야! 맞힐 수 있어. 다시 도전해보자”라는 식으로 반응한다.
오답을 낸 뒤 개념 정리 또는 힌트로 되돌아가는지, 틀린 문항에 몇 차례나 재시도하는지 등 모든 학습행동을 분석한다. 결과적으로 학력수준과 학습 습관 등을 분석해 총 13개 단계로 학습자를 분류, 맞춤형 학습 콘텐츠를 제공한다. 아이의 레벨은 매주 재조정된다.
최여운 웅진씽크빅 IT개발실 학습플랫폼고도화 팀장은 “한 예로 기초부터 최상위권까지 수학 학습지로 공부할 경우 반복 연산을 포함해 단원별 각 344개 문항을 풀어야 하는데 AI수학은 수준에 맞는 필수문항만 제공하기 때문에 단원별 문항 수를 164개까지 축소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교원그룹의 ‘레드펜 AI수학’은 태블릿PC에 장착된 카메라가 공부하는 아이의 눈동자 움직임을 추적(eye tracking)한다. 집중하지 않거나 시선이 다른 곳으로 가면 AI선생님(마이쌤)이 “OO아! 집중해줘~” 하며 주의를 환기시킨다. AI선생님은 오답을 분석해 취약한 유형의 문제도 반복·재학습시킨다.
아이스크림에듀(옛 시공교육)의 ‘아이스크림 홈런’도 조만간 영어, 수학 등 개별 과목에 AI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선보인다. AI가 아이의 수준별 난이도를 자동감지한다. 교과뿐만 아니다. 디지털 공간에 다양한 직업체험 코너를 생성하고 아이들이 머무는 시간과 활동 등을 AI가 분석한 뒤 ‘홈런 좋은 부모 앱’(부모용 앱)에서 아이 취향과 관심도, 진로 등을 제시할 예정이다.
아이스크림에듀 관계자는 “초등학생 시기엔 스스로 학습하는 습관을 길러줘야 하는데 방문(과외) 교사나 엄마가 공부하는 내내 옆에 있을 수 없다”며 “AI는 매 순간 함께하며 아이를 분석하고 동기부여, 학습지도, 코칭, 재미를 모두 제공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육시장 격전지 ‘초등 디지털 학습’
현재 이들 교육업체의 최대 격전지는 초등생 시장이다. 인터넷강의(인강)와 학원으로 편입되는 중·고등학생 대신 초등생은 홈스쿨링(가정 내 학습) 비중이 아직 크기 때문이다.
대입 인강으로 잘 알려진 메가스터디교육이 초등학생과 예비 초등생용 인강 프로그램 ‘엘리하이’를 사실상 지난해부터 본격 시작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한글나라’ 등 영유아 교육과정이 강점인 한솔교육은 올해 ‘플라톤아카데미 초등교과 전문 공부방’을 시작했다. 국어·수학·사회과학 등 초등생 전 교과와 연계된 스마트 러닝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학습 콘텐츠를 태블릿PC, 전용 디지털 기기에 넣어 회원제로 운영하는 초등생 디지털 학습시장은 진검승부가 시작됐다. 아이스크림에듀와 천재교육이 각각 ‘아이스크림 홈런’(2011년 첫 출시)과 ‘밀크티’(2015년)를 내놓으며 시장을 개척했다. 이어 비상교육(자회사 엠러닝의 ‘와이즈캠프’) 교원(레드펜AI수학) 대교(써밋수학) 웅진씽크빅(스마트올) 등이 디지털 교육시장에 가세하고 있다. 교육업계 한 관계자는 “몇 년 전만 해도 초등학생은 디지털 기기로 학습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다는 정서가 있었다”며 “그러나 아이스크림홈런과 밀크티가 각기 회원 10만 명 안팎으로 성장하는 것을 지켜보며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전 과목을 묶어 디지털 단말기(스마트 전과)로 제공하는 방식은 장점이 많다. 교사가 방문하지 않고도 화상 또는 유선, 디지털로만 지도할 수 있다. 종이학습지가 과목별 2만~4만원대에 그친다면 전 과목 디지털 과정은 월 10만원대 초중반(1~2년 약정)까지 가격이 올라간다.
2010년 전후로 태어난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스마트폰과 태플릿PC에 익숙하다. 중고생 사이에 인강이 보편화되자 디지털 학습 연령도 점차 낮아지는 추세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