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재정난·접근성 고려해 결정"…주민들 "공청회도 없었다"
세종시 로컬푸드 매장·빙상장 입지 일방 변경…주민 반발
세종시가 당초 계획됐던 편의시설 입지를 잇달아 바꾸면서 주민들이 '일방 행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세종시 새롬동 주민 20여명은 14일 시의회를 방문, 이춘희 시장을 만나 로컬푸드 직매장 3호점 신설 계획을 원안대로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계획을 차질없이 추진하고 있다고 주민들에게 설명해 놓고는 시가 이제 와서 일방적으로 입지 변경을 밀어붙이고 있다"며 "백화점 입점 계획도 불투명해진 상황에서 로컬푸드 매장까지 백지화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비판했다.

시는 당초 2022년까지 새롬동 주차장 부지에 건물 면적 2천㎡ 규모로 농산물 판매시설을 비롯해 작은 도서관, 특산품 판매장, 청년창업공간, 교육장 등을 갖춘 로컬푸드 직매장 '싱싱장터'를 지을 계획이었다.

지난해 4월 이 같은 계획을 발표하고 추진해 왔으나 재정난 등을 들어 최근 다정동 공공 임대아파트 내 상가로 입지 변경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은 당초 부지를 새롬동으로 결정한 것도 2018년 6월 트리쉐이드 주상복합건물에 큰불이 나면서 그에 따라 상가 입주가 늦춰진 데 따른 대책으로 시가 약속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세종시 로컬푸드 매장·빙상장 입지 일방 변경…주민 반발
특히 다정동 해당 상가 내에는 이미 마트 2곳이 영업 중이어서 중소 상인들 피해가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다정동 상가에 분양을 받게 되면 주차장 부지를 따로 매입할 필요가 없어 예산을 기존 195억원에서 130억원으로 절감할 수 있고, 준공 시기도 올해로 앞당길 수 있다"며 "급격한 재정 악화로 인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조만간 공청회를 열어 주민 의견을 수렴한다는 방침이지만, 새롬동과 다정동 주민 간 갈등으로 확산하고 있어 수습이 쉽지 않아 보인다.

앞서 연기면 세종리 중앙공원 1단계 구역 내 남서쪽 세종호수공원 제1주차장 앞에 지으려던 실내빙상장도 위치를 세종호수공원 동쪽으로 임의로 변경해 추진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시 관계자는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과 협의해 접근성이 좋고 생활체육시설이 밀집한 지역으로 입지를 옮겨 추진키로 했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한 주민은 "혈세를 들여 연구용역까지 해 놓고도 용역 결과 타당한 것으로 나온 입지를 놔두고 시민 공청회도 없이 임의로 변경하는 것은 졸속·일방 행정"이라고 꼬집었다.

/연합뉴스